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0%,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올해 마지막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1%포인트(p) 높였다.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다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된 점을 반영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약 1.8%)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은은 내년 전망치를 2024년 11월 1.8%로 처음 제시한 뒤 올해 5월 1.6%로 낮췄다가 이번에 다시 1.8%로 높여 잡았다.
이는 정부, KDI, IMF가 각각 제시한 1.8%와 같고, 한국금융연구원(2.1%)이나 OECD(2.2%)보다는 낮은 수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가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개선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은 증가율이 다소 둔화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등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부문의 성장세는 견조한 반면 관세 영향이 큰 부문과 지방중소기업 등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내년 비(非) IT 부문 성장률을 1.4%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는 잠재성장률 아래여서 경제성장세에 착시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202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이날 처음 제시했다. 지난해 2.0%에서 올해 1.0%로 성장률이 반토막 난 뒤 내년(1.8%), 내후년(1.9%)까지 3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인공지능(AI) 붐이 유지되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각각 0.2%p, 0.3%p 더 높아지며 2%대에 올라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반대로 AI 버블이 꺼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정체될 경우 내년 0.1%p, 내후년 0.3%p씩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1%로, 1.9%에서 2.1%로 각각 높였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환율, 내수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 경로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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