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교외지역의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 규모가 차츰 드러나면서 1948년 176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 창고 화재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7일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북부 타이포(Tai Po) 구역의 32층짜리 주거용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날 오전까지 소방관 1명을 포함한 4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수이포 화재는 현장에 보관돼 있던 22㎏가 넘는 폭죽이 터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홍콩에서 30년 이내에 발생한 참사로 범위를 좁혀보면 1996년 11월 홍콩 구룡(카우룽) 지역의 갈레이빌딩 화재로 41명이 사망하고 81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이번 참사가 공공아파트의 보수 공사 중 설치된 가연성 소재로 인해 불이 급속히 확산하고 피해가 커졌다는 점에서 2017년 발생한 런던 그렌펠타워 화재에도 비견된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24층짜리 공공 임대아파트인 그렌펠타워 화재로 당시 7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 불이 난 타이포 구역은 중국 본토와의 경계에 위치하며 정부 보조의 공공 분양주택들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부유층보다는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살고 있다.
특히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웡 푹 코트 아파트에 거주하던 4천600명 가운데 약 40%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1980년대 지어져 노후화된 이 아파트에 평생에 걸쳐 거주해왔다고 BBC는 전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