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녹색 광택을 띠는 검은 깃털에 하얀 배를 가진 먹황새는 좀처럼 쉽게 볼 수 없는 나그네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겨울 임진강, 부남호, 제주 일부 지역 등에서 소수의 월동 개체만이 드물게 관찰될 뿐이다.
흰색 깃털의 황새에 익숙한 우리에게 먹황새는 이국적이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새는 예로부터 고결함과 장수를 상징하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길조로 여겨졌다. 조상들은 먹황새가 찾는 청정한 습지와 하천을 ‘마을의 생명줄’로 보았고, 그곳에서 이 새를 만날 수 있는 것을 대자연이 베푼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이렇듯 먹황새는 단순히 한 종의 새가 아니라, 우리의 전통적 자연관 속에서 오래도록 함께해 온 상서로운 존재였다.
먹황새는 겨울 철새로 알려져 있으나, 과거 안동 가송마을과 북한 덕천 금송마을 등에서 텃새로 번식했던 기록이 있다. 그러나 하천 정비와 자연림 개발 등으로 오래된 나무와 절벽에서 번식하던 이들의 서식지가 크게 훼손되고, 기후변화로 먹이 감소까지 겹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천성적으로 예민한 습성을 지닌 이들은 그렇게 점차 모습을 감추었고, 결국 오늘날 먹황새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될 만큼 희귀한 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