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홍콩 아파트 화재 사망자가 적어도 128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자택이 불에 타버린 이재민들도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의 32층짜리 아파트단지 '웡 푹 코트' 7개 동에서 43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화재로 집을 잃은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당국은 전날 밤 기준 임시 대피소 9곳을 이용한 주민이 700명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날 아파트 내 1천300여 가구(세대원 3천200명 이상)와 연락했다면서 임시 거처에 있지 않거나 연락받지 못한 경우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1983년부터 웡 푹 코트에 살았던 그는 아파트가 재건축돼 언젠가 돌아갈 수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SCMP는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재건축을 위한 해체나 건물 복구 과정 등이 복잡할 것이라면서, 화재 책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갈 길이 멀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빌딩안전학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건물의 구조적 안전을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화재가 장시간 이어진 만큼 건물 바닥이 심각히 손상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재 및 진압에 따른 급격한 온도 변화 탓에 콘크리트가 팽창 후 깨졌을 수 있고, 철근도 비틀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건물 구조 안전 평가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전체적인 건물 구조에 큰 타격이 없으면 외벽과 창문을 포함한 모든 시설을 교체하는 데 2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단순 복구가 아닌 재건축이 필요하면 과정이 더 복잡하며, 최소 4년은 걸릴 것으로 봤다.
화재가 난 7개 동의 구조 안전 평가에만 6∼7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한 구조공학 전문가의 추정도 나왔다.
한 입법회 의원은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법적 책임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아파트 외벽이나 공유 부문에 대한 소유권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이 사망한 경우 소유권 처리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 화재 책임 소재나 피해액, 보험 보상액 등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집주인들은 피해자이지만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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