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간편하게 신원 인증·결제… “세계를 하나로 연결” [CES 2026 'K히든챔피언']
기사입력 2025-12-01 06:00:00 기사수정 2025-11-30 18:29:55
② 핀테크 최고혁신상 ‘크로스허브’
블록체인 기반 ‘아이디블록’ 개발 여권 1회 인증 땐 전세계 앱 사용 디지털 지갑 역할 ‘B-페이’와 연동 공연·식당 예약·결제 등 자유롭게
높은 규제 장벽 혁신기술로 돌파 누적결제 5000억… 글로벌 존재감 2026년엔 송금 단계 기술로 또 도전
“우리나라의 인증, 결제 시스템은 외국인 입장에선 매우 접근이 힘듭니다. 한국 휴대전화 번호나 신용카드가 없으면 이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핀테크랩에서 만난 이진우 크로스허브 이사 겸 공동창업자는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서비스 ‘아이디블록’의 개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이사는 “재외동포들 역시 한국에 올 때마다 사용하지도 않는 번호를 개통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만큼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배달이나 택시, 공연·식당 예약 등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크로스허브는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블록과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 ‘B-페이’를 결합한 ‘파이낸셜 패스포트’를 완성했다. 이 기술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6’에서 핀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창업 이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거둔 성과로, 기술의 혁신성과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아이디블록은 여권 등으로 최초 1회만 신원을 인증하면 전 세계 모든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영지식증명(ZKP)’ 방식을 사용해 정보 노출 없이 최소한의 신원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공해 보안 강도를 높였다. 이 이사는 “중앙기관이 정보를 저장·관리하는 기존 방식은 해킹 등 보안 리스크가 커 높은 비용이 따른다”며 “기존 중앙화 방식과 분산 인증 방식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블록을 기반으로 개발한 B-페이는 국가별로 서로 다른 간편결제 체계를 하나의 디지털 지갑처럼 묶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이사는 “전 세계 간편결제를 모두 등록할 수 있어 어느 나라를 가도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제 전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히는 신원인증을 아이디블록이 해결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그는 B-페이가 단순한 이용 편의를 넘어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의 해외 진출 문턱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규제 때문에 요구되던 현지 법인 설립이나 별도의 라이선스 취득 같은 절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상점 입장에서도 외국인 결제 시 해외 PG를 쓸 때 부담해야 했던 5∼15%대 높은 수수료를 국내 수준(3% 이하)으로 낮출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크로스허브는 국내 주요 금융사들뿐 아니라 탈레스, 페이팔, 스트라이프 등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검증(PoC) 등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이사는 “올해 4월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 약 30개국에서 120개 이상의 파트너사를 확보했고, 누적 결제액은 5000억원이 넘었다”며 “올해 일본에 사무실을 냈고, 내년 초에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CES 수상은 크로스허브가 ‘인증과 결제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한다’는 목표에 한 발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 최근 3년간 CES 최고혁신상 핀테크 부문은 모두 한국 기업이 수상한 분야로, 국내 스타트업들이 높은 진입 장벽을 기술로 돌파하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 이사는 “수상 이후 놀라울 정도로 많은 글로벌 기업과 미팅이 잡혔고, 유명 국부펀드에서도 투자의향서를 받았다”며 “내년에는 송금 단계 기술로 2년 연속 최고혁신상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