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이동경의, 이동경에 의한, 이동경을 위한’ 하루였다. 프로축구 울산 HD의 이동경이 올 시즌 K리그1을 가장 빛낸 ‘별 중의 별’에 등극했다.
이동경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12개 구단 감독(30%) 및 주장(30%), 미디어(40%)의 투표 중 이동경은 감독들로부터는 박진섭(전북)과 같은 5표를 받았으나 주장 8표, 미디어 134표 중 71표를 휩쓸어 환산점수 53.69점으로 박진섭(35.71점), 싸박(수원FC, 10.6점)을 제치고 생애 첫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로써 울산은 사상 처음인 4년 연속이자 통산 8번째 시즌 MVP를 배출했다. 이동경에 앞서 김현석(1996), 이천수(2005), 김신욱(2013), 김보경(2019), 이청용(2022), 김영권(2023), 조현우(2024)가 울산 소속으로 MVP의 영예를 안았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전북 현대, 성남FC(일화 시절 포함·이상 7회)를 제치고 역대 최다 MVP 배출 구단이 됐다.
이번 이동경의 수상은 팀 성적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기록의 순도가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동경은 올 시즌 36경기 중 34경기를 김천 상무에서 뛰었고, 10월 전역해 2경기를 원 소속팀인 울산에서 뛰었다. 이동경은 김천에서 13골 11도움을 몰아치며 김천이 군인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인 3위에 오르는 데 기여를 했지만, 돌아온 원 소속팀인 울산은 감독을 두 번이나 바꾸는 우여곡절 끝에 ‘디펜딩 챔피언’으로는 처음으로 파이널B에 강등되는 굴욕 끝에 K리그1 잔류의 마지노선인 9위에 그쳤다. 팀 성적 프리미엄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오로지 본인의 기량만으로 생애 첫 MVP의 영광을 거머쥔 이동경이다.
2년 연속 베스트11까지 거머쥐며 아디다스 포인트까지 3관왕에 오른 이동경은 MVP 수상 직후 단상에 올라 “김천 상무와 울산 HD 관계자, 동료 선수들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입을 뗀 뒤 “(박)진섭이형, 싸박과 같은 훌륭한 선수들과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큰 상을 받게 되어 더 없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김천 상무 팬들과 올 시즌 마음 고생이 많으셨을 울산 팬들이 제 MVP 수상으로 조금이라도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MVP 수상으로 최고의 선수에 올랐지만, 이동경의 시선은 더 위를 향한다. 그는 “축구를 시작하며 정말 열심히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이 상으로 잠시 숨을 고른 뒤 더 높은 곳을 위해 겸손하고, 또 성실하게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년 만에 K리그1 왕좌를 되찾은 전북은 MVP 트로피는 따내지 못했지만, 올 시즌 전북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우승컵을 들어올린 거스 포옛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고, 베스트11에 6명(송범근, 박진섭, 김진규, 강상윤, 송민규, 홍정호)을 배출했다. K리그1의 영플레이어상은 강원FC의 이승원이 차지했다.
K리그2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1년 만에 다시 K리그1 승격으로 이끈 제르소(기니비사우)가 감독 6표, 주장 10표, 미디어 87표로 모든 투표에서 1위를 차지, 압도적인 지지로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 37경기에 출전해 12골 10도움을 올린 제르소는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선정되며 2관왕에 올랐다. 인천은 베스트11 중 6명(제르소, 이명주, 무고사, 이주용, 김건희, 민성준)을 배출했고, 윤정환 감독이 K리그2 감독상, 박승호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상을 싹쓸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