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의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25·노르웨이)은 현존 최강의 공격수로 손꼽힌다. 195㎝, 88㎏의 압도적인 체격조건으로 상대 수비의 집요한 견제를 완력으로 이겨낸다. 거구에도 엄청난 민첩성을 보유해 ‘괴물’이라 불린다. 세계 최고의 ‘오프 더 볼’(볼 없을 때 움직임)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깨뜨리며 1대1 찬스를 만드는 데도 능하다. 역대급의 골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홀란에게 조금이라도 공간을 내주는 순간 강력한 왼발 슈팅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골 넣는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다. 자신에게 몰리는 수비를 유인해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줄 알고, 전방 압박 능력도 좋다.
그야말로 무결점의 스트라이커 홀란이 EPL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새로 썼다. EPL 111경기 출전 만에 100호 골을 터뜨리며 ‘전설’ 앨런 시어러(잉글랜드)가 보유한 EPL 최단 경기 100골 기록을 깼다.
홀란은 3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5~2026 EPL 14라운드 풀럼과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 2도움을 올리며 맨시티의 5-4 승리에 힘을 보탰다.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승점 28(9승1무4패)을 쌓아 아직 14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선두 아스널(9승3무1패)을 승점 2차로 추격했다.
이후에도 홀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골 생산 능력으로 득점 관련 기록을 갈아치웠다. EPL 48경기 만에 50골을 성공시키며 ‘최소 경기 50골’ 기록을 세운 홀란은 EPL 최초 홈 3경기 연속 해트트릭도 기록했다. 기록 행진은 EPL을 넘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홀란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소속팀과 대표팀을 합쳐 370경기 만에 300골을 넣었다. 이는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의 409경기 300골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올 시즌 UCL에서는 나폴리전에서 선제골을 넣어 UCL 50경기 만에 50골을 적립했다. 기존 뤼트 판니스텔로이의 62경기 50골 기록을 넘어선 ‘최소 경기 UCL 50골’ 신기록이었다.
EPL에서 통산 10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홀란이 35번째다. 홀란에 앞서 세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가 손흥민(LAFC)이었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2024~2025시즌까지 10년을 뛰며 EPL 통산 333경기에서 127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2023년 4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치른 2022~2023시즌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역대 34번째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EPL 통산 100골을 달성한 바 있다. 손흥민은 260번째 경기에서 100호 골을 기록했다. 홀란은 경기 후 “물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면서 “100골 클럽에 가입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고, 이렇게 빨리해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