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건으로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쿠팡 플랫폼 뒤에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개발 인력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사건 용의자도 중국인 전 직원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쿠팡은 "다양한 국적의 인재를 채용하고 있으나 직원들의 국적 분포를 밝히기는 곤란하다"며 외국인 개발자 채용 현황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4일 쿠팡의 중국인 채용 현황을 살피기 위해 중국판 링크트인으로 불리는 '마이마이'에서 최근 수년간의 쿠팡 관련 채용 게시물 및 댓글들을 살펴봤다.
◇ 서울 근무자 채용도…"영어·한국어 잘 못 해도 돼"
올해 4월 올라온 추천 알선 글에는 쿠팡이 채용하는 직군을 수석 또는 일반 백엔드 엔지니어·데이터 과학자·시니어 제품 관리자·수석 통역사 등으로 분류하고 근무지를 베이징, 상하이, 서울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전 직원은 인증 시스템 개발자였다고 쿠팡은 밝힌 바 있는데, 이 가운데 그가 속했던 직군이 있었는지 등은 쿠팡 내부의 업무 배치 및 팀 구조를 모르는 상황에선 단정하기 어렵다고 IT 업계는 설명했다.
마이마이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들은 알고리즘 시험 및 면접 후기 등 쿠팡 채용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급여 수준 및 처우나 요구되는 능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외국계 기업이다 보니 영어 요구 수준이 높냐는 질문에 쿠팡 관계자로 보이는 계정은 "높지 않다"고 대답했다.
한국어 수준에 대해선 "영어가 가능하면 필요 없다"면서 한국 출장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쿠팡이츠 개발자 채용으로 보이는 '쿠팡 푸드 배달 데이터 분석팀' 채용 공고는 "한국 서울에 거주하며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하고 대기업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면서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프런트엔드·백엔드 개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5월 글을 올린 바이트댄스 인증 계정주가 "쿠팡은 왜 계속 채용하는가. 숨겨진 문제는 없나"라고 질문하자 '백엔드 개발자'라는 계정은 "(쿠팡 내부에서) 매년 10%의 최하위 직급 탈락률이 발생하며 나이가 많고 경력이 부족한 직원일수록 탈락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 쿠팡은 왜 중국인 개발자 선호했나…"알리에 가까운 구조"
쿠팡이 중국인 개발자를 대거 채용한 데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꼽는 시각도 있지만, 쿠팡이 채택한 이커머스 시스템이 미국 아마존보다 알리바바·징동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 닮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 성격이 강했던 아마존과 달리 쿠팡은 물건을 직매입해 자사 창고에 넣고 배송까지 아무르는 수직 계열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이를 뒤에서 조종하는 IT 시스템 역시 미국보다 중국 개발자 손을 빌리는 것이 더 수월했다는 것이다.
아마존 방식은 트래픽 처리, 상품 추천 알고리즘,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적 연결에 집중하는 IT 시스템인 반면 쿠팡이나 징동은 거대한 물리적 자산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창고 및 배송 관리에 보다 최적화된 차이가 있었다.
국내 IT 업계 관계자는 "한국보다 앞서 대규모 물류 자동화를 경험한 중국 개발자가 인건비도 낮고 쿠팡이 원하는 개발 시스템을 더 숙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쿠팡이 비교적 짧은 시간 급격히 사세를 확장하면서 이용자 정보 보호 부분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업태에 따라 특정 국가 개발자를 선호할 수 있겠지만, 중국은 국가 배후 사이버 침해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국가인데 개발의 상당 부분을 맡겼다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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