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에서 10대 청소년 3명이 탄 차량이 개인 주택 수영장으로 추락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 내부에서는 ‘웃음가스’(아산화질소) 용기가 다수 발견됐다.
AFP통신과 BBC뉴스 등은 3일(현지시간) 새벽 2시쯤 프랑스 남부 알레(Ales)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차량은 도로를 벗어나 주택 담장을 들이받은 뒤 공중에서 뒤집힌 채 수심 약 1.5m의 사설 수영장으로 떨어졌다. 탑승했던 14세, 15세, 19세 청소년 3명은 차량이 뒤집힌 상태로 물속에 잠기면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은 새벽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주택 소유자가 오전 6시쯤 발견해 신고했다. 구조대는 수영장 물을 배수한 뒤 차량을 끌어올렸다. 현지 검찰은 “충돌이 사망 원인이 아니라 차가 거꾸로 잠겨 (청소년들이) 냉수 속에서 탈출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차량 내부에서는 여러 개의 아산화질소 용기가 발견됐다. 아산화질소는 의료용 진통제나 휘핑크림 제조에 쓰이지만,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풍선에 담아서 오락 삼아 흡입하는 ‘해피벌룬’ 형태가 급격히 확산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16∼24세 영국 젊은이들이 대마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오남용하는 물질이 웃음가스다. 이는 일시적인 기분 고양과 환각 효과를 유발하지만 의식 저하·운전 집중력 상실 등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웃음가스 연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북부 릴에서는 웃음가스를 흡입한 운전자가 보행 중이던 19세 청년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판매 자체는 아직 합법이지만, 프랑스 의회는 오락적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장소 사용 제한에 나섰다.
네덜란드에서도 2022년 웃음가스의 오락적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도입했고, 영국 또한 젊은 층의 남용 증가로 판매 규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의 경우 2017년부터 웃음가스를 환각물질로 규정해 흡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