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BNK금융 회장 선출 제동

선임절차 중단 주주서한 발송

경영성과 낮은데 내부자만 후보로
이찬진 “특이한 점 많이 보여” 지적
금감원선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 2026년초 출범… 회장 연임 ‘적신호’

행동주의 펀드인 라이프자산운용이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데 이어 주주들까지 실력 행사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4일 BNK금융지주에 “현재 진행 중인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며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10월부터 BNK금융지주 이사회와 경영진에 회장 후보 추천 절차에 대한 주주 대상 설명회 개최, 임추위 산하에 주주 소통 창구로서의 자문단 설치, 최종 회장 후보자의 경영계획 공개 프레젠테이션(PT) 등 투명성 확보 방안을 수차례 제안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BNK금융그룹 사옥 전경. 부산은행 제공

BNK금융지주 임추위는 오는 8일 최종 회장 후보를 선정할 예정인데, 빈대인 BNK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빈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등이 대부분 BNK 전·현직 임직원이 후보군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군 접수 기간이 추석 연휴와 맞물려 후보 접수 기간이 짧은 점도 문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BNK금융 회장 후보 접수 기간이 실제 영업일 기준 4일에 불과했다”며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BNK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특이한 면이 많이 보인다”며 “필요시 수시검사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이런 BNK의 차기 회장 선출 시도가 “경영 성과가 부진했던 현 경영진을 연임시키려는 무리한 시도”라는 입장이다. BNK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로 국내 7개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 평균인 11.1%를 밑돌고 있고, 지난 9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12.59%로 7개 금융지주사 평균인 13%보다 낮은 상황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BNK금융지주 지분은 3%에 불과하지만 라이프자산운용과 공감대를 형성한 지분은 약 10%대로 알려져 BNK로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이르면 내년 초 정식 출범할 방침이다. TF는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과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특히 이 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가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구성돼, 후보 간 경쟁이 되지 않는 ‘들러리’ 식 인사가 이뤄진다”(1일)고 꼬집은 만큼, 현직 회장이 연임을 위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고리를 끊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