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접종 서둘러야”…‘더 독해진’ 독감, 소아·청소년 사이 빠르게 늘어

독감 환자 6주만 소폭 줄었지만 유행 기준 7.6배

겨울철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독감은 단순 감기와 달리 폐렴·심혈관질환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노인과 만성질환자, 면역력이 약한 임신부 등에서 이환률과 사망률이 높아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 진료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8주 차(11월 23~29일) 300개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69.4명으로 직전 주(70.9명)보다 2.1% 줄었다.

 

1000명당 의심 환자가 전주 대비 감소한 데는 ‘41주 차→42주 차(14.4명→7.9명)’ 이후 6주 만이다. 다만 질병청은 현재 유행 단계를 “유행 기준(9.1명)의 7.6배로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봤을 때 1000명당 의심 환자는 7~12세(175.9명), 13~18세(137.7명), 1~6세(107.5명) 등 소아와 학령기 청소년에게 집중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 역시 48주 43.1%로 전주 45%보다 1.9%p(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검출률 5.1%의 8배 수준이었다.

 

병원급 기관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는 48주 705명으로 전주 대비 16.9% 증가했다. 반면 병원급 기관 코로나19 입원환자는 45주 153명, 46주 145명, 47주 135명, 48주 138명 등 큰 변화가 없었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어린이, 임신부를 대상으로 지난 9월 22일부터 국가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는 약 2주가 필요하다. 국내 독감은 매년 12월~1월 1차 유행, 3~4월 2차 유행이 반복되는 만큼 12월 초 접종도 충분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일부 변이가 확인되고 있지만,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은 여전히 효과가 있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지난 22일 예방접종에 참여하며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입원,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예방접종을 서둘러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독감에 걸렸다면 치료 시점도 중요하다. 독감은 증상 시작 후 약 5일간 전염력이 가장 강해지기 때문에 이 시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고열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