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전국 고등학교 응시생들에게 배부됐다. ‘불수능’이라는 평가 속에 만점자 수도 5명에 그쳐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5일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된 성적 통지표를 각 수험생에게 배부한다고 밝혔다. 올해 응시생은 49만3896명으로 이 가운데 재학생은 33만3102명, 졸업생·검정고시 합격자는 16만794명이다.
이날 전국 고교 3학년 수험생들은 교실에 나와 수능 성적표를 받아갔다. 배부가 진행된 서울의 한 고3 교실에선 성적표가 손에 전달되는 순간 조용한 교실에도 긴장감이 번졌다. 교사가 한 명씩 호명하자 차례로 교탁으로 나선 학생들은 성적표를 받아갔고, 자리에서 결과를 확인한 얼굴엔 저마다 후련함과 아쉬움이 스쳐갔다. 성적표가 만족스러운 듯 친구와 서로 나눠보며 기뻐한 이들도 있었다.
다만 ‘불수능’ 여파를 크게 느끼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2026학년도 수능은 국어와 절대평가인 영어까지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3.11%에 불과해 2018학년도 절대평가로 전환된 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 3학년 학생은 성적표를 받은 뒤 “평가원 모의고사는 쉬운 편이었는데, 수능은 왜 이렇게 (어렵게) 냈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만점자 수도 크게 줄었다. 전체 만점자 수가 5명으로 지난해(11명)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울에선 광남고등학교 3학년 왕정건 군에 만점짜리 성적표를 받았다. 광남고는 ‘강남 3구’ 등 유명 학군지가 아닌데, 지난해 이어 2년연속 만점자를 배출했다. 공립 일반고 중 2년 연속 수능 만점자가 나온 건 광남고가 처음이다.
왕군은 이날 성적표를 받은 뒤 “공부하는 데 특별한 요령은 없었던 것 같다. 따로 공부 시간을 정하기보단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공부했다. 공부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른 과목을 공부했다”고 비결을 전했다. 왕군은 앞서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등 의대에 지원했다. 그는 꿈으로 분쟁지역 등을 찾아가는 국제 의사를 꼽았다.
한편 이번 수능에서는 왕군 외에도 광주 서석고, 전주 한일고까지 총 3명의 일반고 학생이 만점을 받았다. 서울 자율형사립고인 세화고에서도 만점자가 나왔고, 졸업생 중에서는 서울과학고 출신 재수생 1명이 만점을 받았다.
정시 접수 일정도 곧 진행된다. 정시 원서 접수는 이달 29∼31일 진행된다. 전형 일정은 △가군 1월 5~12일 △나군 13~20일 △다군 21~28일이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2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