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심 멧돼지 출몰 급증…올해도 1000건 돌파 예상

11월 등 초가을 119 출동 건수↑
지난달 부산서 인명 피해 있기도

최근 3년간 멧돼지 출몰로 인한 119 출동이 매년 10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23일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출몰했다. 제보자 제공

 

6일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출동건수는 1047건, 2024년에는 1623건으로 파악됐다. 올해도 11월까지 1122건으로 잠정 집계되며 1000건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 당국은 멧돼지는 먹이 섭취가 증가하고 짝짓기를 하는 가을과 초겨울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은 10월(197건)과 11월(136건)만 월 100건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1월이 246건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도 1월 150건으로 가장 높은 잠정 수치를 기록하며 초가을과 겨울철에 멧돼지 출몰 경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도심 지역 멧돼지 출몰로 인해 인명 피해가 생기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한 아파트 근처에 약 120kg에 달하는 멧돼지가 출현해 일대를 휩쓸고 다녔다. 이 때문에 피하려던 80대 주민은 얼굴 등에 중상을 입었고 60대 경비원도 오른쪽 다리에 경상을 입은 바 있다. 해당 멧돼지는 약 1시간 뒤에 근처 식당 텃밭에서 경찰과 엽사 등에 의해 포획됐다.

지난달 29일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에 멧돼지 한 마리가 출몰해 80대 주민 A씨를 들이받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10월 19일에는 서울 도심 산책로에 멧돼지 무리가 출몰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종로구 인왕산둘레길 인왕천약수터 근처에서 멧돼지가 6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들이 출동했으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멧돼지들이 사라진 상태였다. 같은 달 23일 경북 포항시에 한 아파트 단지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나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같은 달 31일에도 충북 충주의 도심에서 멧돼지 4마리가 나타나 1마리는 차에 치여 죽고 나머지 3마리는 달아난 바 있다.

 

소방 당국은 도시 지역에 출몰한 멧돼지를 마주칠 경우 무리하게 도망치거나 소리를 지르기보다 멧돼지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은 직감적으로 사람이 겁을 먹은 것을 알고 공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멧돼지를 일정 거리에서 발견했다면 신속히 안전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멧돼지에 가까이 접근하거나 자극하지 말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주위의 나무나 바위 등에 몸을 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