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예제 폐지’ 링컨 극찬… “영원한 정치가의 모범”

수정헌법 13조 비준 160주년 맞아 메시지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으로부터 160여년 전 제16대 대통령을 지낸 에이브러햄 링컨(1861∼1865년 재임)과 대척점에 있다는 혹평을 종종 받는다. 오죽하면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모임의 이름이 ‘링컨 프로젝트’일 정도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는 공화당의 대선배 정치인이자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링컨을 무척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정치꾼’이란 세간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링컨을 깊이 존경하며 자신을 곧잘 링컨과 비교하곤 한다. 사진은 트럼프가 링컨의 초상화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미국 수정헌법 13조 비준 160주년을 맞아 발표한 대통령 메시지에서 링컨을 극찬했다. 수정헌법 13조란 오랫동안 미국의 치부로 여겨져 온 흑인 노예제 및 강제 노동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항이다. 남북전쟁 종전과 링컨의 암살 직후인 1865년 12월 6일 미 연방의회 하원이 수정헌법 13조를 비준했고, 이로써 미 전역에서 흑인을 노예로 부리며 노동을 강요해 온 악습이 금지됐다.

 

트럼프는 메시지에서 “160년 전 이날 미국은 수정헌법 13조를 비준함으로써 너무나도 자명한 원칙에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라는 말로 노예제와 강제 노동 폐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미국) 국민은 자유를 믿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된다’라는 명제에 헌신한다”라는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일부를 인용했다. 남북전쟁 도중인 1863년 링컨이 게티즈버그에서 행한 연설은 민주주의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정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링컨은 노예 해방 선언을 했으나 정작 그 완결이 이뤄지기 전인 1865년 4월 암살을 당하고 말았다. 8개월 뒤 연방의회가 수정헌법 13조를 비준하며 비로소 노예제 폐지가 헌법에 명시됐다. 트럼프는 “그(링컨 대통령)는 결코 살아서 노예제의 종말을 목격하지 못했지만, 그에 관한 불멸의 기억은 영원히 우리(미국인)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며 링컨을 “정의, 단결, 그리고 정치가로서 소명의 영원한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링컨 대통령의 이상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나(트럼프)의 행정부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