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치솟는데… 저소득층 근로소득 ‘뒷걸음질’

2024년 1분위 가구 평균소득 401만원
임시·일용직 등 악화 5년 만에 감소
식품물가지수는 5년간 27.1% 올라
고환율 영향 소득·소비 양극화 확대

최근 치솟은 환율로 가계의 물가 부담이 커졌지만,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은 5년 만에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는 속도를 소득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늘어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40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1분위의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저소득층이 주로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로 전년 대비 2.4% 올랐다. 2% 중반대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10월(2.4%)부터 2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먹거리물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식품물가지수는 27.1%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17.2%)보다 10%포인트가량 더 높다.



품목별로 보면 계란은 5년 전보다 44.3% 올랐고, 김은 54.8%나 급등했다. 식용유는 60.9%, 참기름은 51.9% 올랐다. 특히 사과 60.7%, 귤 105.1% 등 과일 값이 크게 오르며 밥상 물가를 밀어올렸다.

최근에는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산 과일이나 고기, 커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국산 소고기가 9.3% 오르는 동안 수입산 소고기는 40.8%나 상승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망고의 개당 가격은 7113원, 파인애플은 7933원으로 크게 올랐다.

장기적으론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에도 환율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품 제조업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은 31.8%로 밀, 대두, 옥수수, 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비료나 사료의 원료도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농산물과 축산물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소득이 늘지 못하면서, 저소득층의 지출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3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비지출 약 40%가 먹거리와 주거, 전기·가스료 등 생계형 항목에 집중됐다. 소비지출의 증가 속도도 빠르다. 3분기 1분위의 소비지출은 6.9%, 2분위는 3.9% 늘었지만, 5분위에서는 1.5% 줄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