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내내 ‘골드미스’로 소비되던 방송인 박소현이 당시의 실제 심경을 뒤늦게 고백했다. 겉으로는 안정된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그의 내면에는 적지 않은 부담과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결혼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고려했던 이유까지 직접 밝히며 관심이 쏠렸다.
박소현은 tvN STORY ‘남겨서 뭐하게’에 출연해 과거 SBS ‘골드미스가 간다’ 고정 당시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해당 방송은 11월 26일 전파를 탔다. 그는 “고정으로 한 예능은 처음이었다. 신봉선, 송은이 등 너무 잘하는 애들이 많았다”고 말하며 첫 고정 예능에서 느꼈던 부담을 털어놨다. 또 “사실 송은이를 믿고 들어간 거였는데, 송은이가 내 건망증 이런 걸 다 오픈했다.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하는데”라고 회상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배경도 솔직하게 설명했다. 박소현은 “나는 그 예능을 나갈 이유가 없었다”며 “근데 내가 거기를 나간 이유는 이쯤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모양새가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연예계 분위기에 대해서는 “여자 연예인들이 활동을 오래 하는 때가 아니었다”고 언급하며, 스스로도 활동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예쁠 때 마무리하고 싶었다. 솔직히 팔자도 바꾸고 싶었다”고 덧붙이며 복합적인 심경을 드러냈다.
예능 출연을 두고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내 단점이 너무 나와서 가족들이 그 프로그램을 너무 싫어했다”고 말하며 방송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당시 그를 붙잡아준 인물로 배우 양정아를 꼽으며 “너무 욕심내지 말고 배우로서 선을 지키면서 하면 된다”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다시 떠올리며 예능 촬영의 강도도 언급했다. 박소현은 “어느 날 봤더니 그렇게 조언해 주던 정아가 가슴에 불을 달고 쇼를 하고 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나는 비보이를 했는데 그때 교통사고가 나서 목 깁스를 하고 췄다.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고 당시의 육체적·감정적 소모를 전했다. 그는 “남자를 만나보겠다고 그 자리에서 그러고 있는 게 처량했다”며 웃었지만, 기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가 당시 느꼈던 고민은 최근 데이팅 프로그램에서 밝힌 결혼관과도 이어진다.
박소현은 올해 초 tvN STORY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에 출연해 실제로 인연을 찾는 데 나섰다. 그는 “결혼할 생각은 있었지만 나이가 들며 출산 문제 등이 걸려 의지가 흔들렸다”고 말하며 결혼을 둘러싼 현실적 고민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결혼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고 오랫동안 일해왔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소현은 “15년 동안 결혼이라는 목표를 두고 달렸다. 방송을 택한 이유도 좋은 이미지를 통해 좋은 남자를 만나기 위한 목적이었지, 방송 일이 적성에 맞아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잘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는데 결혼을 우선으로 두느라 선택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정작 결혼도 못 하고, 방송도 어중간해지는 순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박소현은 예능·라디오·MC 등 여러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1999년부터 진행 중인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 그는 차분한 진행과 안정적인 리액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보여왔다. “예쁠 때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말했던 마음과 달리, 그는 이후에도 활동 영역을 넓히며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식사량이 적은 생활 습관이 알려지며 ‘소식좌’라는 별명이 따라붙었고, 산다라박과 함께한 웹예능 ‘밥 맛 없는 언니들’ 등을 통해 이전과는 또 다른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번 방송에서 공개된 과거 비하인드는 박소현이 지금의 캐릭터와 커리어를 만들어오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과 고민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여러 변화 속에서도 박소현은 꾸준히 자신의 속도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의 고민을 스스로 꺼내놓은 만큼, 앞으로 방송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더 전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