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지대에서 무력 충돌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양국 휴전이 깨졌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군은 8일(현지시간) 새벽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에서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와 교전을 벌였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먼저 태국 영토 내에 포격을 가했다”며 “캄보디아군의 총격으로 태국 군인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의 후속 사격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전투기로 공격했다”고 부연했다. 현지 매체는 태국 당국이 캄보디아와의 국경이 가까운 4개 주에 대피 명령을 내렸으며 F-16 전투기도 출격시켰다고 보도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TV 연설에서 “태국이 먼저 침공한 적은 없다”며 전투 재개 책임을 캄보디아에 돌렸다.
캄보디아는 선제 발포를 부인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며칠 동안 태국군이 국경에서 캄보디아군을 공격했으나 보복하지 않았고 사격 중단을 요청했다”며 “태국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모든 적대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보부에 따르면 이날 태국군 공격으로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올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태국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 군인들이 다쳤고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군이 지뢰를 매설했다”며 휴전 협정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충돌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주장한 평화 협정은 무산 위기에 처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