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한·미훈련은 남북관계에도 중요해”…미묘한 견해차 계속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두고 정부 내 온도차가 여전히 포착된다.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통일부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국가안보실 간에 미묘한 견해차가 계속되고 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은 군사적 측면뿐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며 “(남북관계 대화 재개 등의 방안으로) 조건과 환경이 되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연합훈련을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위한 카드로 직접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에 대한 답변으로, 이를 직접적으로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연합훈련의 대북 관계 영향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한미군사훈련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의견을 내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한미군사훈련을 하면서 북미 회담으로 갈 수는 없다”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한 바 있다.

 

다만 대북 대화가 주요 역할인 통일부와 달리 국가안보실은 미국과의 동맹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온 차이일 가능성이 있다.

 

윤 대변인은 위 실장이 전날 쓴 ‘핵 없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한반도 비핵화’ 대신 공식적으로 쓸 것인지 묻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제 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회의에서 ‘비핵화’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연설을 언급했다. 이어 “(두 표현이)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만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추구하며 공고한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연설해, 북한을 향해 ‘비핵화’를 촉구하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