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시에 사는 70대 A씨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된 남동생을 37년간 홀로 돌봤다. 그는 “다른 가족이 없어 제대로 걷지 못하는 동생을 (내가) 늘 부축하는 등 힘에 부쳤다”며 “간병비 지원이 큰 도움이 돼 며칠이라도 마음이 편했다”고 털어놨다.
내년부터 정부의 ‘간병비 급여화 정책’이 시행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고령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도입한 ‘간병 SOS 프로젝트’가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2월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처음 출범한 이 사업이 10개월 만에 1000명 넘는 수혜자를 만들며 사업 타당성을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약 19만명의 기초생활수급·차상위계층 가운데 이처럼 간병 비용을 일부라도 지원받은 사람은 2∼6월 411명, 7∼8월 285명, 9∼11월 368명이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도와 시·군이 사업비를 절반씩 분담한다. 올해 참여 시·군은 화성·광명·광주·이천·여주·평택·의왕·남양주·시흥·안성·양평·동두천·가평·연천·과천의 15곳이다. 내년에는 17곳으로 확대된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9월 국회토론회에서 간병 SOS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간병은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책임, 국가의 책무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병 문제에 ‘따뜻한 손’과 ‘보이지 않는 손’이 함께 움직여야 대한민국이 더 많은, 고른 기회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500개의 요양병원을 ‘의료 중심 병원’으로 지정해 일부 초고도·고도 환자에게만 건강보험 재정에서 간병비의 약 70%를 지원할 계획이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단순 돌봄을 받으려는 장기 입원환자를 배제하려는 것이지만, 중증·경증 치매환자가 제외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의 사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이 같은 문제의 해법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총 사업비 85억원이 내년 32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도내 고령층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는 데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