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처럼 이끌어 주고 싶었어요”… 전북도 ‘365 언니 멘토단’ 우수사례 공유

베트남에서 나고 자란 이혜진(33)씨는 2017년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해 전북 김제에 정착했다. 낯선 환경에서의 초기 생활은 쉽지 않았지만, 남편과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지자체의 도움을 받으며 차츰 적응했고, 결국 한국 국적까지 취득했다.

 

그러나 국적 시험을 준비하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보 부족과 복잡한 절차 속에서 스스로 서류를 찾고 공부 방향을 잡아야 했던 경험은 깊은 어려움으로 남았다.

 

9일 전북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전북도 ‘결혼이민자 365 언니 멘토단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베트남 출신 멘토 이혜진(앞줄 왼쪽 다섯 번째)씨 등 수상자들이 멘토단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이 같은 시행착오와 고충은 국적 취득 이후 주변 결혼이민자를 돕는 계기가 됐다. 자연스러운 조언과 지원 경험이 쌓이면서 그는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편안하게 도움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올해 전북도가 운영하는 ‘365 언니 멘토단’에 참여했다.

 

멘토로 활동하면서 이씨는 국적 취득을 준비하는 멘티들이 겪는 현실적·정서적 어려움을 누구보다 가까이 체감했다. 한국어 실력 부족과 경제적 사정, 자녀 돌봄 부담 등으로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고, 면접 탈락이나 재산 기준 미달로 좌절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씨는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국적 심사 포기를 고민하던 자국 결혼이민자 3명을 꾸준히 지원해 국적 취득까지 끌어냈다. 신청서 작성과 면접 대비를 정기적으로 도왔고, 실패 후 재도전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격려와 정보를 제공해 멘티들의 불안을 덜어줬다. 생활 속 문제 발생 시 통역이나 정보 안내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씨는 “멘티들은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 같은 존재”라며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의 이러한 사례는 전북도가 9일 전북여성가족재단에서 개최한 ‘결혼이민자 365 언니 멘토단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주요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발표회는 결혼이민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멘토링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멘토와 멘티의 동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실질 사례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북도는 이씨의 사례가 전북형 다문화 정착 지원 모델의 효과를 확인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전북도는 ‘365 언니 멘토단’을 국적을 취득한 선배 결혼이민자(멘토)가 입국 초기 결혼이민자(멘티)에게 생활 정보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해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돕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2023년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1대3 매칭 방식으로 확대됐으며, 현재 멘토 80명과 멘티 240명이 참여하는 자조형 정착 지원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전북도는 이번 발표회를 통해 멘토링이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결혼이민자의 삶의 변화를 이끄는 ‘동반 성장 모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지역 사회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멘토·멘티 간 자조적 관계 형성과 지속 가능한 공동체 구축을 지원하고, 결혼 이민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365 언니 멘토단의 따뜻한 나눔은 결혼이민자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소중한 힘”이라며 “결혼이민자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