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신용 GDP대비 10%P 줄이면 성장률 0.2%P 개선”

한국은행 ‘성장활력’ 보고서 발표

줄인 대출 생산부문으로 전환 가정
신용 재배분으로 실물투자 등 촉진
부동산·건설업은 생산성 중가 없어
中企중심 산업부문 성장 효과가 커

가계와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집중되고 있는 대출을 기업 등 생산 부문으로 전환하면 장기 경제성장률을 약 0.2%포인트 개선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은이 9일 발표한 ‘생산 부문으로의 자금 흐름 전환과 성장 활력’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기업 등 민간신용 총액이 같더라도 그 비중을 조절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10%포인트 낮아질 경우 우리나라 장기 성장률은 연평균 0.2%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전경. 연합뉴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GDP의 90.1%인 가계신용이 80.1%로 줄고, 기업신용은 GDP 대비 110.5%에서 120.5%로 늘어났다고 가정한 결과다. 한국은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미국(69.2%), 영국(76.3%), 일본(65.1%)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런 효과는 신용 재배분을 통해 기업의 자금 여건이 나아지면서 실물투자가 촉진되고, 이에 따라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GDP 대비 기업신용이 1%포인트 증가할 때 GDP 대비 투자율은 0.086∼0.095%포인트 상승했고, 투자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0.046∼0.077% 상승했다.

보고서는 패널 모형 추정 결과 부동산·건설업에 대한 신용공급은 경제성장률 및 생산성 증가율 향상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경제성장률과는 음의 관계가 나타났다. 반대로 부동산·건설업을 제외한 여타 부문 신용이 GDP 대비 1%포인트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은 0.026% 상승하고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013%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자본생산성이 높고,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에 신용이 배분되면 성장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생산 부문으로 자금을 유도하는 것이 성장활력 제고의 핵심”이라며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은행들의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을 통해 비생산부문에 대한 유인을 억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은은 “현재 대차대조표, 담보, 보증 중심의 대출 심사 관행이 성장 잠재력이 큰 신생·혁신기업의 자금 조달을 제약할 수 있다”며 기업의 사업성·기술력에 기반한 신용평가 제도 및 관련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