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디올백’ 최재영 목사 첫 소환조사

‘檢 봐주기 수사’ 규명 속도 붙어
대검서 당시 수사기록 넘겨 받아
최 “진술 누락·축소 대해 말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김씨에게 디올 가방을 건넨 최재영(사진) 목사를 9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가 특검에 소환된 건 처음이다.

최 목사는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 ‘과거 검찰 조사에서 본인의 진술이 누락되거나 축소됐다고 느낀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지 않아 있다. 그런 부분도 소상하게 진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8대7로 기소 의견을 냈는데 검찰이 최종적으로 불기소하는 과정에서 수사 무마 외압이 있었다고 보는지’를 묻자 “저도 그 부분을 오늘 꼭 짚고 넘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는 김씨가 최 목사에게 디올백을 받는 영상을 2023년 11월 유튜브에 공개하고, 같은 해 12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 목사는 자신이 김씨에게 미국 민간외교사절단 행사 참여 요청,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국정자문위원 임명과 국립묘지 안장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팀 판단은 달랐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전담팀을 꾸려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씨와 최 목사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 김씨가 받은 물품이 윤 전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직권 소집한 수심위는 김씨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했고, 최 목사의 신청으로 소집된 수심위는 최 목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사팀이 두 사람 모두 불기소 처분하면서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첫 사례가 됐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김씨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한 차례 비공개 조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검팀은 최근 대검찰청으로부터 사건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록은 30권 분량으로 1만쪽이 넘고, 당시 수심위 회의록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 목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한 특검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규명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