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協 “종교재단 해산 신중해야”

박승렬 신임 총무 간담회

정교분리 대원칙 동의 밝히며
“종교·국가권력, 부당개입 않는
근본 원칙은 지켜져야” 강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박승렬 목사는 9일 종교재단 해산 문제에 대해 “종교재단에 속한 제 입장에서는 종교재단 해산 문제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4일 열린 NCCK 정기총회에서 신임 총무로 선임된 박 목사는 9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한 시대의 결정이 다음 시대의 또 다른 결정이 되기 때문에, 종교 법인의 잘못은 잘못대로 바로잡되 그것이 곧 법인 해산으로 가야 하는가는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목사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천명한 현 정부의 문제의식에 대해 한편으로는 동의하지만, 저것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더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라며 “기본적으로 종교가 정치권력에 부당하게 개입한 문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정교분리 원칙에 대해 박 목사는 “핵심은 국가는 특정 종교를 국가의 종교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모든 시민의 종교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면에 교회와 다른 종교들도 국가 권력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는 근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렇다고 종교의 예언자적 비판, 정책에 대한 비판까지 멈추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가가 종교의 인사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것만큼 종교도 국가 권력의 재편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서로 지켜가야 한다고 박 목사는 설명했다. 박 목사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종교가 교우들의 헌금으로 마련된 금전을 왜곡 사용했다는 의혹 속에서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은 분명하게 밝혀져야 하고, 종교가 정책 비판을 넘어서 권력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사례들은 엄격하게 제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독교 일부의 극우화 문제에 대해서도 박 목사는 “통계에 의하면 극우적 입장을 취하거나 그에 동조하는 기독교인들은 21% 정도이고 나머지 기독교 신자들, 약 79%는 비극우적이고, 이 사회가 더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20%의 목소리보다 80%의 목소리를 어떻게 높여낼 것인가, 그래서 균형을 맞추게 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출범 100주년을 맞은 NCCK는 진보 성향의 국내 대표적 개신교 연합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