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여야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 10일 공식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면서 충돌이 이어졌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64건의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필리버스터 허용 여부를 놓고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법 개정(국회법 개정안),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및 법 왜곡죄 신설 등 민주당 연내 처리 목표 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 주자로는 오후 4시30분쯤 나경원 의원이 나섰다. 안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으로, 사법개혁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으나 국민의힘은 비쟁점 법안도 모두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나 의원은 발언 전 연단에 오르면서 관행인 국회의장 목례를 하지 않으며 우원식 의장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어 필리버스터에서는 민주당 추진 법안을 ‘8대 악법’으로 부르며 철회를 요구했다.
우 의장과 나 의원은 의제 관련성을 두고 연이어 충돌했다. 우 의장은 “의제에 대한 발언만 하라”고 지적했고, 나 의원이 제지에도 발언을 이어가자 우 의장이 마이크를 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으로 찾아가 “독재”라거나 “우미애(우원식과 추미애)”라고 항의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법사위를 일방적으로 운영한다고 비판해 왔다.
나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자 회장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나아가 무선 마이크 사용 시도 등이 이어지자 우 의장은 “정상적인 토론이 안 된다”며 오후 6시20분쯤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 협의 없는 국회의장의 정회 선포에 국민의힘은 단체로 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본회의는 이후 8시30분쯤 속개됐지만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다시 연단에 오른 나 의원은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 제도를 무력화시킨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라며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 제도를 형해화했다"라고 항의했다. 우 의장은 다시 본회의를 정회하지는 않았지만 나 의원의 마이크를 37분 가까이 끄기도 했다. 우 의장이 “국회를 일부러 파행시키려는 것이냐”고 말했고, 이에 나 의원은 “정회한 것부터 사과하라”고 반박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진실화해위원회 3기 출범을 위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전부개정법률안’, 제헌절 공휴일 지정을 위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등 다수 비쟁점 법안이 상정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야는 대부분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자정을 넘겨 회기 종료로 자동 산회했다. 이날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은 임시회에서 다시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