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여윳돈 20조원 늘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견인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상장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이 1년 사이 20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실적 호조에 전년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연합뉴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금융사 제외) 중 상장사 237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69조6498억원으로, 전년 동기(49조539억원) 대비 20조5959억원(42.0%) 늘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지출을 뺀 값이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과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많이 쓰인다.

 

올해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64조4827억원으로 24.5% 증가했고, 자본지출도 94조8329억원으로 14.2% 확대됐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난 기업은 127곳으로 감소한 기업(110곳)보다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가 조사 대상 기업 중 잉여현금흐름 누적액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는 42.6% 증가한 19조380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며 잉여현금흐름도 138.6% 늘어난 14조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기아(4조2659억원), 한국가스공사(3조9633억원), HD현대중공업(3조4552억원), 한국전력공사(2조8728억원), 현대모비스(2조3694억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현대건설(-1조4727억원), LG에너지솔루션(-1조4511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364억원), LG디스플레이(-1조2106억원) 등 4곳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 1위는 SK하이닉스(8조1543억원)였다. 이어 삼성전자(5조6919억원), 한화오션(2조9231억원) 순이었다.

 

잉여현금흐름 감소 폭이 가장 큰 기업은 현대차로, 관세 협상 지연 여파로 72.0% 감소한 1조365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 SK텔레콤, 기아는 감소액이 1조원을 넘겼다.

 

CEO스코어는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 증가세를 주도했다”며 “늘어난 잉여현금흐름이 기업의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