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쉬었음’ 31만명 또 역대 최대

11월 실업자 상승률 30% 육박
청년층 고용률 19개월째 감소

지난 12개월 중 9개월간 역대 최대치
15~29세 ‘쉬었음’은 7개월 만에 증가세
양질 일자리 제조·건설업 고용 부진 지속
노년 취업 꾸준히 늘어 고용 상황 ‘착시’

2030세대의 취업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5∼29세의 고용률이 19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30대의 지난달 실업자 상승률은 30%에 육박했다. 국가데이터처가 매달 발표하는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 12개월 중 9개월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60세 이상의 고용률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전반적인 고용 상황이 나아지는 듯한 착시를 유발하고 있다. 

10일 서울시내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에 기업들의 모집관련 공고가 붙어 있다. 뉴시스

데이터처가 10일 발표한 ‘202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지난해 11월(2882만1000명)보다 22만5000명(0.8%) 증가했다. 월별 취업자는 지난 1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 9월(31만2000명)과 10월(19만3000명)에 이어 20만명대의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0.2%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개선됐다.

 

수치만 보면 고용시장의 상황이 나아진 듯 하지만, 연령별로 뜯어보면 녹록지 않다. 15∼29세 청년층의 취업자는 19개월째 감소흐름을 이어가며 지난해보다 17만7000명 줄었다.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한 고용률을 봐도 44.3%로 1.2%포인트 감소했다. 11월 기준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층의 경우 전반적으로 고용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기업의 수시 경력직 채용 증가, 건설업, 제조업 부진과 같은 경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30대에서도 이상 신호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쉬었음 인구는 254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2만4000명(5.1%) 증가했다. 이중 30대는 31만4000명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30대의 쉬었음 인구는 4월과 5월, 9월을 제외하면 모두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15~29세의 쉬었음 인구는 41만6000명으로 7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30대는 실업률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30대의 실업률은 2.9%를 기록하며 0.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실업률은 2.2%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30대에서 평균 이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30대의 실업자 수(16만4000명)로 보면 상승률은 29.7%에 달했다.

 

30대의 고용률은 80.9%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개선된 수치를 보였지만, 이는 30대 여성 고용률(74.0%)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가정 양립 제도가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올해 경력단절 여성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30대 남성의 고용률은 87.0%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데이터처는 30대의 고용 상황에 대해 “전반적인 괜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공미숙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30대에서 실업률과 고용률이 동시에 상승하며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실업자 역시 규모가 적은 탓에 변동폭이 크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 어르신들이 노인공익활동 및 역량활용사업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1

전체 취업자 증가는 60세 이상에서 주도했다. 60세 이상에서 33만3000명이 증가했고, 30대는 7만6000명, 50대는 2000명이 늘었다. 반면 20대는 19만2000명, 40대는 9000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도 증가하긴 했으나, 9월(13만3000명)과 10월(8만명)보다 증가 폭은 축소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에서의 고용 부진이 계속됐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도 4만1000명 감소하며 17개월 연속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어 4개월 만에 감소했다. 공 국장은 “숙박업은 계속 좋지 않고 음식점업이 마이너스가 됐다”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 등 취약 부문을 보완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청년 쉬었음 대책 등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2026년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