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본격적인 불 사용이 약 40만년 전에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 '점화'가 확인된 최고(最古) 사례인 약 5만년 전보다 35만년이나 앞선 시점이다.
1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박물관 고고학자 롭 데이비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영국 동부 서퍽의 구석기 시대 유적지 바넘에서 약 40만년 전 초기 인류가 직접 불을 만들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흔적을 확인했다.
데이비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그 함의가 엄청나다"며 "불을 만들고 통제하는 능력은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발견은 언어의 등장, 사회적 관계 형성 등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불은 초기 인류에 빛과 온기를 제공해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조리해 뇌 발달에 필요한 에너지 확보를 가능하게 했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생활도 가능케 했다. 저녁에 불 주변에 모여 앉아 계획을 세우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관계를 강화할 수 있었는데, 이는 언어 발달과 조직적 사회 출현의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데이비스 박사는 "이 모든 요인이 결합해 인간의 적응력을 높이고 더 추운 환경으로 퍼져나갈 수 있게 해 영국과 같은 북위 지역서도 더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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