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서 환자들한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재활 운동 하셔야 좋아집니다’예요. 그러면서도 재활 운동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만난 윤찬 에버엑스 대표는 “보통 운동 동작이 나와 있는 종이를 주면서 집에서 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 환자가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의료 인력과 병원 등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환자들이 주 3회 이상 꾸준히 재활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모라케어는 개인 맞춤형 근골격계 건강관리에 특화된 서비스다.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인공지능(AI) 동작 평가로 자신의 근골격계 상태를 분석하고, 재활 운동 프로그램을 배정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삼성물산·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모라케어를 도입해 근로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관리하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들도 손목 터널 증후군, 목 디스크 같은 질환이 흔하지만 병원에 갈 여유가 안 되는 경우 앱으로 간단히 관리가 가능하다”며 “사무실이나 집에서 10∼30분짜리 재활 프로그램이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증상이 개선되면서 업무 효율도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에버엑스는 ‘CES 2024’에서도 한 차례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수상한 ‘모라큐어’는 재활 운동과 인지 행동 치료가 병합된 디지털 치료기기(DTx)로, 의사가 약처럼 재활 운동을 처방하면 환자가 앱을 통해 8주 동안 치료를 받게 된다. 윤 대표는 “모라큐어는 국내 임상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과정 중”이라며 “올해 혁신의료기기로 선정되기도 했고,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라 솔루션의 핵심은 자체 AI 동작 분석 모델 ‘그리핀’이다. 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카메라만으로 24개 관절 포인트를 인식해 관절 가동범위와 체형, 균형 등을 정량화하는 기술이다. 목·허리·무릎 등 주요 부위에 대해 약 3000가지 운동 동작과 200개 운동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다. 윤 대표는 “별도의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 등이 필요하지 않아 집에서도 쉽게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다”면서 “근골격계에 특화된 모델로 환자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고, 여기에 기반해 개인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 분야에 디지털 솔루션이 도입되는 이유는 결국 의료비를 낮추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인허가를 받아도 보험 수가를 받기 어려워 비급여로만 적용돼 병원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은 소규모 임상만으로도 ‘임시 등재’를 통해 보험 수가를 적용해주고, 그 단계부터 처방이 가능하게 해 시장을 키웠다”며 “국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의료 기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ES 혁신상 수상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얻게 된 신뢰를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윤 대표는 “근골격계 질환은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겪는 보편적인 문제”라며 “이번 CES 수상을 계기로 국내 상용화와 미국·일본 등 해외 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