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 토닥”, “힘내세요”… 만리재로 가로수 뜨개옷이 건네는 인사 [한강로 사진관]

한강로 사진관은 세계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습니다. 간혹 온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사진기자들은 매일매일 카메라로 세상을 봅니다. 취재현장 모든 걸 다 담을 순 없지만 의미 있는 걸 담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사심이 담긴 시선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다양한 시선의 사진들을 엮어 사진관을 꾸미겠습니다.
만리재로 거리의 가로수가 인사를 건넨다. 이 또한 지나 가리라고. 
만리재로 거리의 가로수가 알록달록 예쁜 뜨개옷을 입었다. 
만리재로 거리의 가로수. 겨울 초입 벌써 봄을 기다린다.
만리재로 거리의 가로수. 지나는 시민에게 토닥 토닥 등을 두드린다. 
만리재로 거리의 가로수가 뜨개옷을 입었다. 반가운 인사를 전한다.

“봄을 기다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토닥 토닥”.

 

잎을 다 떨군 한겨울 거리의 가로수가 뜨개옷을 입었다. 이곳은 서울 마포구 만리재로 한 도로변.

 

공덕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가로수 뜨개옷을 만들어 거리를 단장했다. 주민들이 참여해 만든 뜨개옷엔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 줄 만한 문구가 같이 담겼다.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뜨개옷이 “힘내세요”, “좌절 금지”, “괜찮아!”, “건강하세요”라고 행인들에게 말을 건넨다. 겨울바람이 차가워 한껏 움츠린 채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이 노랗고 빨갛고 파란 옷들을 입은 가로수에 미소를 짓는다.

 

“여기 주민센터에서 만들었어요. 제가 좋은 글을 쓰고 있는데 내년엔 꼭 참여해 보고 싶어요. 제 글이 거리에 걸린다고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뜨개옷은 누가 만들었는지 물어보는 기자에게 한 주민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답한다.

 

혹시 이곳을 지날 일이 있으면 찬찬히 살피며 걸어가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