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수사 착수… 부실시공·입찰비리 전방위 규명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무너져 노동자 2명이 숨지고 2명이 매몰된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부실시공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4명을 구조 중이다. 뉴시스

광주경찰청은 12일 사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관련 자료 확보와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TF는 형사기동대와 중대재해수사팀을 축으로 시공사와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공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 강제 수사도 ‘적절한 시점’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이틀째인 이날까지도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찰은 공사 관계자 신병 처리 여부는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철골 접합부 부실시공이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시공 과정 전반의 적정성과 법적 문제 여부를 집중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외관 디자인에 특허 공법이 적용된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업체 선정 과정에서 입찰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1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구조물 안정화 작업을 위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4명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건설 현장에 만연한 불법 재하도급이 이번 사고와 연관됐는지도 수사 범위에 포함했다.

 

숨진 노동자 2명에 대한 부검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이 명백한 점을 고려해 생략하는 방안을 검찰과 협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한 점 의문도 남기지 않겠다”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1시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조성 중인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골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40대 미장공과 70대 철근공이 매몰돼 숨졌고, 50대 배관공과 60대 철근공 등 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