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이 습관’, 사망 위험 2.7배 높인다

연말 술자리의 유혹, ‘음주 후 라면’…왜 더 위험할까
“주 3회 이상 음주 후 라면 섭취시 사망위험 2.7배↑”

연말은 술자리가 가장 잦은 시기다. 술을 마신 뒤 유독 라면이 간절해지는 경험은 많은 이들에게 ‘국룰(국민 룰)’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습관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술 마신 뒤 라면은 맛은 순간, 후폭풍은 다음 날이다. 몸은 회복을 원하지만, 라면은 그 회복을 방해한다. 게티이미지

일본 야마가타대와 야마가타현립 요네자와영양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영양·건강과 노화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음주 후 라면을 주 3회 이상 먹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2.71배 증가한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라면 국물을 절반 이상 마시는 그룹은 사망 위험이 1.76배 늘어났다.

 

연구진은 “70세 미만 남성에서 위험도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며 무심코 반복되는 음주 후 라면 습관에 경고음을 울렸다.

 

◆왜 술만 마시면 라면이 당길까

 

전문가들은 이를 ‘생리적 요인 + 뇌의 보상습관’이 결합한 결과로 설명한다.

 

술이 들어오면 간은 해독을 위해 포도당을 다량 소모한다. 이때 혈당이 떨어지고, 음주 2~3시간 뒤 강한 허기감이 밀려온다.

 

라면은 흰 밀가루를 튀겨 만든 대표적 ‘고(高) GI 식품’으로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린다.

 

몸이 술 해독으로 잃어버린 에너지를 가장 단기간에 보충할 수 있는 음식으로 판단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대사로 혈당이 떨어지면 뇌는 즉각적인 에너지원을 찾는다”며 “라면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식품이 강한 끌림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 선택이 건강에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유발해 체내 수분·나트륨 등 전해질을 빠르게 배출한다.

 

라면 국물은 높은 나트륨 농도로 갈증과 전해질 욕구를 즉시 해결해주지만, 다음날에는 붓기·갈증·피로가 더 심해지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라면 한 봉지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거의 채우게 된다. 음주 후 라면은 ‘짧은 만족, 긴 후폭풍’을 만드는 셈이다.

 

알코올은 식욕 촉진 신경세포를 활성화한다. 밥을 충분히 먹었는데도 술만 마시면 갑자기 또 배고파지는 이유다.

 

이온음료는 수분·전해질 빠른 보충, 숙취 감소 효과가 있다. 아이스크림은 빠르게 혈당 회복함에도 위에 부담이 적다. 게티이미지

음주 후 라면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 열량 문제가 아니다. 수면의 질까지 저하시킨다.

 

튀긴 면은 위에서 오래 머무르며 소화 부담을 높인다. 고염도 국물은 야간 갈증을 심화시킨다. 야식 섭취는 깊은 수면 단계 진입을 방해한다.

 

기름에 튀긴 라면은 위 활동을 밤새 지속시키고, 짠 국물이 수면 중 각성을 일으킨다. 음주 후 라면은 수면 방해 효과가 매우 크다.

 

◆전문가들 “장기적으로 ‘고혈압·지방간·체중 증가’ 3종 세트 위험”

 

술 자체만으로도 간과 심혈관에 부담이 크다.

 

여기에 라면 특유의 고지방·고나트륨 조합이 더해지면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한 전문가는 “음주 후 라면은 단순한 야식이 아닌 고혈압, 체중 증가, 지방간 위험을 동시에 높이는 위험 패턴”이라며 “‘술 마시는 날은 라면 금지’라는 개인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주 후 라면 대신 ‘무엇’을 먹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빠른 흡수 탄수화물 + 전해질 보충’ 조합을 권한다.

 

이온음료는 수분·전해질 빠른 보충, 숙취 감소 효과가 있다. 아이스크림은 빠르게 혈당 회복함에도 위에 부담이 적다. 과일은 천연당 + 수분 + 비타민 동시 공급 효과가 있다.

 

영양학계 한 관계자는 “라면은 혈당은 올리지만 회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음주 후에도 운동 후 회복식처럼 ‘가벼운 탄수화물 + 전해질’이 가장 과학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술 마신 뒤 라면은 맛은 순간, 후폭풍은 다음 날”이라며 “몸은 회복을 원하지만, 라면은 그 회복을 방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