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를 두고 "악명 높게 어렵다(notoriously difficult)"고 평가했다.
12일(현지시각) BBC는 보도를 통해 일부 수험생들이 수능 영어 시험을 두고 "고대 문자를 해독하는 것 같다"고 표현했으며, 또 다른 학생들은 "미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올해 수능 영어 영역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자 시험 출제를 총괄하던 오승걸 수능 출제 책임자는 시험으로 인한 '혼란'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다. 그는 "문항 난이도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여러 차례의 검토와 수정 과정에도 불구하고 시험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BBC는 이번 시험의 고난도 문항으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문제와 게임 산업 전문 용어가 포함된 문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BBC는 "매년 11월 치러지는 수능은 단순히 대학 진학 여부를 가르는 시험을 넘어, 직업 선택과 소득 수준, 나아가 미래의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험"이라며 "약 8시간 동안 이어지는 ‘마라톤’ 일정으로, 수험생들은 국어와 수학, 영어, 사회·과학 등 여러 과목에서 약 200문항을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BBC는 많은 한국 청소년들이 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사실상 평생을 바친다고도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네 살 무렵부터 '학원'으로 불리는 사교육 기관에 다니기 시작한다는 점도 함께 조명했다.
한편, 수능이 처음 도입된 1993년 이후 출제 책임자 12명 가운데 임기를 끝까지 채운 인물은 4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문항 오류로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BBC는 오승걸 전 책임자가 '시험 난이도'를 이유로 사임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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