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의 집권 2년 차 국정의 방향을 제시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지난 11∼12일 진행된 ‘생방송 업무보고’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 보고에서 야당 국회의원 출신인 이학재 사장에게 “1만 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다. 이 사장이 머뭇대자 “거 참, 말이 기십니다” “지금 딴 데 가서 노세요”라고 질책했다. 외화 단속은 공항이 아닌 관세청 소관임에도 “업무 파악 못 한다”며 몰아붙였다. 교육부 등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환단고기 추종자) 논쟁’ 있지 않으냐”며 논란을 낳았다. 역사학계가 위서로 규정한 문제를 다룬 것부터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역세권 등 좋은 지역에 임대아파트를 짓도록 하라”고도 했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발언이다.
당장 야권의 반발을 불러왔다. ‘책갈피 환치기’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때 쓰인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고압적 언사를 두고서는 “갈라치기와 권력 과시의 정치 무대”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흠집 내기와 정쟁”이라고 반박했지만, 업무보고가 정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