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열풍의 확산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는 자연스럽게 K푸드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김치 만들기 체험에 적극 나서는 현상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뮤지엄 김치간’에는 아일랜드,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 20명이 모여 김치 만들기에 도전했다. 1986년 풀무원이 설립한 김치간은 김치 문화를 조사·연구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국내 유일의 김치 전문 박물관이다. 참가자들은 300여종에 달하는 김치의 세계를 접하며 연신 놀라움을 드러냈다.
◆재료 썰고 속 버무리고… 직접 만든 ‘한식’
참가자들은 비닐장갑을 착용하며 본격적으로 김치 만들기에 돌입했다. 김치 속 재료인 쪽파와 무 등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칼 사용이 익숙지 않은 듯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참가자들은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 도와가며 재료 손질을 마쳤다.
◆‘K컬처’의 김치 체험 유도… 외교 축소판
외국인들의 김치 체험에는 문화적 접근성 등 다각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로 우리나라 음식이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그 대표 격인 김치를 맛보고 직접 만드는 체험에 참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식 메뉴 연상 시 ‘김치(40.2%)’가 ‘비빔밥(23.8%)’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보고서’는 김치가 K푸드의 대표 아이콘임을 입증한다.
김치의 미식적 매력도 한몫한다. 다양한 재료를 버무리고 발효 과정에서 김치만의 독특한 맛이 생긴다는 세계김치연구소의 분석처럼 그 고유의 맛은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또 하나의 매력을 어필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뮤지엄 김치간과 같은 공간은 외국인 관광객이 K푸드를 효과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플랫폼이 된다. 한국의 식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키는 생동감 있는 문화 외교의 현장이기도 하다. 방문객들이 느낀 신선한 재료의 냄새, 300종에 달하는 김치 다양성에 대한 놀라움은 한국의 인상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중요 요소가 될 수 있다.
나경인 풀무원 김치박물관 팀장은 “이곳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문화와 김치에 관심이 많아 김치의 역사와 효능 등을 신기해한다”며 “빨간색 배추김치만을 김치로 알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김치가 있다는 사실에 놀랍고 흥미로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적인 내용이나 깊이 있는 정보 제공을 위해 김치의 본질을 다각도로 알 수 있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외국인 방문객들이 한국 대표 음식 체험 메카인 이곳에서 다양한 식경험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