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혁신’ 목청 높이는 野 초·재선… ‘대여투쟁’ 장동혁 지도부 기로에

“당 위기 모두 알지만 노력 없어”
지선승리 토론서 유정복 등 성토
박성웅 초선대표 선출… 진로 논의
김종혁 ‘당원권 정지 2년’ 권고
이석연, 張 만나 “국민 뜻 좇아라”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장동혁 대표 취임 후 4개월이 돼가지만 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갈등이 심화하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연합뉴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16일 재선 모임 ‘대안과 책임’이 개최한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지금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은 못 믿겠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더 못 믿겠다’라는 것”이라며 “다들 위기라고 말하지만 이를 실제로 뒷받침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지지율을 둘러싼 당내 인식을 두고도 “여론조사가 현실 인식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심한 얘기를 하면 가능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재선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공인된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 분석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의 고정적인 박스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수도권을 보면 과연 우리 정당이 존립 가능한가라는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당 지도부와 지방선거기획단 측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초선 모임을 열고 당의 향후 진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성웅 의원을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박 의원은 “당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유의미한 조직이 돼 국민께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앞서 대표를 지낸 김대식 의원은 “통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혁신을 요구하는 외침도 모두 우리 당을 살리고자 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누군가를 향해 싸우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향해 나아가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뉴시스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대여 투쟁과 내부 혁신의 갈림길에 선 장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장 대표를 만나 “헌정질서 파괴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고, 같이 가서도 안 된다”며 “다수 국민의 뜻을 좇아 정도를 가 달라”고 요구했다. 장 대표는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국민통합에 있어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쪽은 많은 걸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를 당 윤리위에 권고하기로 했다. 그가 언론 인터뷰에서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고 국민의힘을 북한 노동당에 비유하는 등 당원을 모욕하는 표현을 반복했다는 이유에서다.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더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