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영화감독 고(故) 롭 라이너 감독 부부의 아들이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지방검찰은 이날 라이너 부부의 차남 닉 라이너(32)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네이선 호크만 LA 카운티 검사장은 다중 살인이 발생한 만큼 '특별한 사정' 하에 고려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급 살인 혐의는 최대 형량이 종신형으로, 25년 뒤 가석방될 수 있다. 하지만 복수의 살인을 저지른 '특별 사정'으로 사형 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호크만 검사장은 사형을 구형할지 여부를 여전히 검토 중이며, 라이너 가족의 의사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족 구성원이 연루된 사건을 기소하는 건 우리 사무실이 직면하는 가장 어렵고 가슴 아픈 사건 중 하나"라며 "관련 범죄가 지닌 친밀하면서도 종종 잔혹한 성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019년 취임 직후 캘리포니아 내 사형 집행 유예를 선언했다. 다만 사형 제도는 여전히 합법적이며, 유예 조치가 사형 선고를 금지하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해석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엔 사형수 580명이 대기 중이다. 집행 유예가 해제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다.
검찰은 닉 라이너를 흉기 사용에 대한 특별 혐의로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라이너 감독과 배우자 미셸 싱어 라이너는 지난 14일 오후 LA 브렌트우드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닉은 흉기로 라이너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CBS에 따르면 사건 전날 밤 라이너 가족은 코난 오브라이언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롭과 닉이 짧지만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라이너 감독은 영화 '스탠 바이 미'(1987)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 '어 퓨 굿 맨'(1992) 등으로 1980~1990년대를 풍미한 연출가다. 특히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 맨'은 시대를 뛰어 넘은 명화로 평가받는다.
열성 민주당원이었던 라이너 감독은 숨진 당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날 예정이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15일 '지미 킴벨 라이브'에 출연해 "그날 밤 우린 그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그 소식을 들었다"며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말했다.
오바마 부부는 앞서 성명을 내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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