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울음 커지자… ‘육아빠’ 늘었다

데이터처 ‘2024 육아휴직통계’

男 6만명 돌파 1년 새 18%P 올라
전체 ‘육휴자’ 20만 중 30% 육박
맞돌봄 ‘6+6 육아휴직’ 도입 영향
68%가 300인 이상 기업 소속 여전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2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6+6 육아휴직제’가 시작된 데다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하면서 육아휴직자가 1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특히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빠가 전년보다 18% 이상 급증, 6만명을 넘어서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아빠 휴직자 10명 중 7명 정도는 종사자 300인 이상 기업체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육아휴직 사각지대는 여전했다.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에 안겨 길을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임신 중이거나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20만6226명으로 전년보다 8008명(4.0%) 늘었다. 육아휴직자는 2015년 13만6560명에서 2018년 15만3741명으로 15만명선을 돌파한 뒤 2022년 20만2093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23년(19만8218명) 저출생이 심화하면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뒤 지난해 다시 증가 전환했다.

육아휴직자 중 아빠는 6만117명으로 전년보다 9302명(18.3%) 증가했다. 반면 엄마는 14만6109명으로 전년 대비 1294명(-0.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아빠의 비중은 29.2%로 30%에 육박했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아빠인 셈이다. 육아휴직자 중 아빠 비중은 2019년만 해도 19.6%로 20%에 못 미쳤지만 불과 5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2022년 ‘3+3 육아휴직제’가 도입된 영향으로 크게 늘었는데, 2024년에도 ‘6+6 육아휴직제’가 도입되면서 육아휴직자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이 제도가 공동육아나 맞돌봄을 유인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아빠 육아휴직자도 역대 두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고 말했다. 6+6 육아휴직제는 생후 18개월 이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부모에게 각각 통상임금의 100%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부모가 작년에 바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은 34.7%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육아휴직 대상자 중 육아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육아휴직 사용률은 아빠가 10.2%로 전년보다 2.7%포인트 상승한 반면 엄마(72.2%)는 1.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함께한 부부는 2만662명으로 전년보다 56.6% 급증했다.

기업체 규모별로 보면 작년 육아휴직을 시작한 아빠의 67.9%가 종사자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돼 있었다. 이어 50~299명 기업체가 14.8%, 5~49명이 12.7%, 4명 이하가 4.3%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300명 이상 비중이 2.5%포인트 낮아진 반면 300명 미만에서는 모두 증가했다. 엄마 휴직자 역시 57.7%가 300명 이상 기업체에 속했다. 이어 5~49명(21.2%), 50~299명(15.0%), 4명 이하(5.7%) 순이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아빠가 종사한 산업별 비중은 제조업이 2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9.6%),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0.6%) 순이었다. 여성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20.3%로 가장 높았고,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4.5%), 교육서비스업(11.1%)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