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널리 알려진 소재 과학 기업 코닝이 건축용 유리 시장에 뛰어든다. 174년간 이어온 혁신 기술력을 집약해 단열, 무게, 투명도,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유리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건축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코닝은 17일 충남 아산 탕정산업단지 내 코닝정밀소재 공장에서 이 같은 건축용 유리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아산 코닝정밀소재는 코닝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적 허브로, 부지 내에 연구개발부터 첨단 제조·판매까지 모든 사업 부문이 들어서 있다.
이날 반 홀 코닝 한국 총괄 사장은 건축용 초박형 유리 ‘코닝 엔라이튼 글라스’를 선보였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아파트 창호 등에 사용되는 삼복층 유리 중 가운데 유리를 대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복층 유리는 보통 5㎜ 두께의 일반 소다라임 유리 세 장을 나란히 배치하고, 유리 사이에 단열을 위한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제작한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기존 5㎜인 중간 유리 두께를 0.5㎜로 압축했다. 더 많은 아르곤 가스가 들어갈 공간이 생겨 단열 성능도 10% 이상 증가했다.
임정한 코닝정밀소재 총괄 부사장은 “에너지 손실 문제가 코닝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이자 혁신의 기회였다”며 엔라이튼 글라스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약 25%가 건물의 냉난방에 사용되는데, 대한건축학회에선 주거용 건물 연손실의 45% 이상이 창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에너지의 11.25%가 창호로 빠져나가는 셈으로, 창호의 단열 성능을 높일수록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코닝이 엔라이튼 글라스의 탄소발자국을 일반 유리 대비 최대 58% 감소시키는 제작 방식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창호 전체 무게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가로 769㎜ 세로 1934㎜ 기준 일반 삼복층의 무게는 55.7㎏에 달하지만 중간 유리로 엔라이튼 글라스를 적용하면 무게가 39㎏으로 줄어든다.
두께·무게 모두 줄였음에도 내구성은 기존 제품보다 높았다. 임 부사장은 “파괴형 내풍압 테스트에서 한국을 강타한 태풍 중 가장 강했던 ‘매미’의 풍속의 2배를 견뎌냈다”고 덧붙였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일반 삼복층 유리 대비 광학 투명도도 4%포인트 높아 가시성 개선에도 유리하다. ‘지드래곤 아파트’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워너청담’의 한강뷰 세대 창호에 엔라이튼 글라스가 선택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