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닝, 휴대전화 이어 건축용 유리 시장 진출

디스플레이 유리 만드는 기업
‘엔라이튼 글라스’ 공식 출시
초박형으로 삼복층 유리 대체
태풍 ‘매미’ 풍속의 2배 견뎌내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널리 알려진 소재 과학 기업 코닝이 건축용 유리 시장에 뛰어든다. 174년간 이어온 혁신 기술력을 집약해 단열, 무게, 투명도,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유리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건축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임정한 코닝정밀소재 총괄 부사장이 17일 충남 아산 코닝정밀소재 공장에서 건축용 유리 ‘코닝 엔라이튼 글라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닝 제공

코닝은 17일 충남 아산 탕정산업단지 내 코닝정밀소재 공장에서 이 같은 건축용 유리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아산 코닝정밀소재는 코닝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적 허브로, 부지 내에 연구개발부터 첨단 제조·판매까지 모든 사업 부문이 들어서 있다.

 

이날 반 홀 코닝 한국 총괄 사장은 건축용 초박형 유리 ‘코닝 엔라이튼 글라스’를 선보였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아파트 창호 등에 사용되는 삼복층 유리 중 가운데 유리를 대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복층 유리는 보통 5㎜ 두께의 일반 소다라임 유리 세 장을 나란히 배치하고, 유리 사이에 단열을 위한 아르곤 가스를 주입해 제작한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기존 5㎜인 중간 유리 두께를 0.5㎜로 압축했다. 더 많은 아르곤 가스가 들어갈 공간이 생겨 단열 성능도 10% 이상 증가했다.

 

반 홀 코닝 한국 총괄 사장이 17일 충남 아산 코닝정밀소재에서 코닝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닝 제공

임정한 코닝정밀소재 총괄 부사장은 “에너지 손실 문제가 코닝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이자 혁신의 기회였다”며 엔라이튼 글라스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전 세계 에너지 생산량의 약 25%가 건물의 냉난방에 사용되는데, 대한건축학회에선 주거용 건물 연손실의 45% 이상이 창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에너지의 11.25%가 창호로 빠져나가는 셈으로, 창호의 단열 성능을 높일수록 많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코닝이 엔라이튼 글라스의 탄소발자국을 일반 유리 대비 최대 58% 감소시키는 제작 방식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창호 전체 무게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가로 769㎜ 세로 1934㎜ 기준 일반 삼복층의 무게는 55.7㎏에 달하지만 중간 유리로 엔라이튼 글라스를 적용하면 무게가 39㎏으로 줄어든다.

 

중간 유리가 코닝 앤라이튼 글라스가 적용된 삼복층 유리(왼쪽)와 일반 삼복층 유리 모습.    코닝 제공

두께·무게 모두 줄였음에도 내구성은 기존 제품보다 높았다. 임 부사장은 “파괴형 내풍압 테스트에서 한국을 강타한 태풍 중 가장 강했던 ‘매미’의 풍속의 2배를 견뎌냈다”고 덧붙였다.

 

엔라이튼 글라스는 일반 삼복층 유리 대비 광학 투명도도 4%포인트 높아 가시성 개선에도 유리하다. ‘지드래곤 아파트’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워너청담’의 한강뷰 세대 창호에 엔라이튼 글라스가 선택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