럽스타그램 후의 이별…20대는 ‘온도조절’, 30대는 ‘흔적 삭제’

20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30대는 “팔로우 끊고 계정 차단”
게티이미지뱅크

 

사랑의 시작만큼이나 이별의 과정에서도 저마다의 가치관은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일상의 많은 부분을 기록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그렇다. 관계의 종지부를 찍을 때, 뜨거운 연애의 기록장이었던 이곳에서 20·30세대는 확연하게 서로 다른 결을 보인다.

 

소셜 데이팅앱 위피(WIPPY)가 20·30세대 회원 총 11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별 후 SNS를 대하는 20대와 30대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20대는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만 30대는 상대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단호한 경향이 크다.

 

먼저 ‘헤어진 후 상대 SNS를 어떻게 정리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20대 응답자 35.5%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처리한다’를 1위로 꼽았다. 이별 직후 즉각 관계를 끊기보다는 헤어진 사유나 남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으로 관계를 조절하려는 성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언팔로우하고 계정도 차단(28.2%) △언팔로우만 진행(22.8%)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음(11.9%) 등의 순이었다. 특정 방식에 치우치지 않고 답변이 고르게 분포해 20대의 이별 후 대응 방식이 다양하고 유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30대는 훨씬 더 단호하고 명확한 태도를 보였다. 같은 질문에 30대 응답자의 36.7%가 ‘언팔로우하고 계정도 차단한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별 후 디지털 세상에서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내려는 성향을 반영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처리(30.1%) △언팔로우만 진행(19.9%)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음(8.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30대는 20대보다 전 연인과의 소통 창구를 남기는 데 보수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두 세대의 연애관 차이 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대는 SNS에서의 연애 공개 비율이 68%로 30대(59%)보다 높아 온라인을 통한 자기표현과 관계 공유 거부감이 적었다. 반면에 30대는 SNS에서 연애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41%로 20대(32%)보다 높았다. 지인의 시선이나 사생활 노출 등 현실 요소를 고려해 상대적으로 신중하고 소극적 태도를 취한 것으로 위피는 분석했다.

 

이는 관계의 공유에 거부감이 없는 20대가 30대보다 이별 이후에도 심리적·디지털적 접점을 완전히 끊기보다, 소통의 여지를 남겨두는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응 방식은 세대별로 다르지만 ‘깔끔한 정리’를 위해 상대방을 차단한다는 점은 같았다. 이별 후 겪는 감정 소모와 미련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려는 심리는 세대를 불문한 공통분모인 셈이다.

 

이별 후의 뒷모습은 달라도 새로운 만남에 대한 열린 태도는 동일했다. 20·30세대 모두 ‘지인 소개 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SNS 연애를 긍정 평가했다. 관심 분야 계정을 팔로우하며 맺어진 ‘디지털 이웃’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새로운 사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