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고(故) 김성재의 목소리를 복원해 신곡을 발표한 그룹 듀스의 이현도가 해당 곡에서 발생하는 저작인접권 일부를 김성재 유족과 나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는 18일 “음실련 회원인 이현도가 자신의 저작인접권 일부를 김성재의 몫으로 분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따른 분배 구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저작인접권은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는 등 음반 제작에 참여한 실연자에게 부여되는 권리로, 작사·작곡가에게 귀속되는 저작권과는 구별된다.
듀스는 이현도의 주도로 지난달 데뷔 이후 28년 만에 신곡 ‘라이즈(Rise)’를 발표했다. 이 곡에는 세상을 떠난 김성재의 과거 음원 자료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복원한 목소리가 담겼다. 작사·작곡과 실연을 맡은 이현도는 이번 작업을 단순한 신곡 발표가 아닌, 오랜 음악적 동료를 기리는 헌정으로 완성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음실련은 “이번 분배는 현행 법 체계 안에서 실연자로 인정되는 이현도의 자발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단순한 권리 이전을 넘어, 함께 음악을 만들어온 동료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성재의 유가족에게는 ‘라이즈’에서 발생하는 저작인접권 분배금 일부가 지급될 예정이다.
김승민 음실련 전무이사는 “이번 결정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선택에서 출발한 사례”라며 “음악의 중심에는 여전히 실연자와 그들의 관계, 그리고 서로를 향한 존중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도 실연자의 목소리와 권리가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듀스는 ‘나를 돌아봐’, ‘여름 안에서’ 등의 히트곡을 남기며 1990년대를 대표하는 힙합 듀오 로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