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모리 슈워츠, 김미란 옮김, 부키, 2만2000원)=1997년 출간돼 4000만부가 판매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실제 주인공 모리 슈워츠 브랜다이스대 교수가 근력이 약해지고 신체가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사망 직전까지 혼신을 다해 직접 써내려간 책이다. 삶과 죽음, 상실과 치유, 사랑과 용서에 관한 심오한 통찰과 지혜를 전하고 있다. 불치병에 걸려 1년여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죽음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성장과 변화를 추구하는 그의 모습은 크고 작은 시련과 고난을 겪으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모든 것이 결핵이다(존 그린, 정연주 옮김, 책과함께, 1만8000원)=‘에드거 앨런 포 상’을 받은 소설가가 쓴 결핵에 관한 논픽션이다. 결핵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쉽게 전염된다. 실제로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은 결핵균에 감염된 상태라고 한다. 대개는 평생 잠복 상태로 남지만 그중 최대 10%는 안타깝게도 발병한다. 빈곤과 낙인의 공포 속에서 결핵과 싸우는 소년과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 질병이 어떤 사회적 조건 속에서 자라나는지를 조명했다. 결핵을 매개로 공동체, 불평등, 연대의 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다.
공부 망상(엄기호·하지현, 녹스, 1만8000원)=사회학자 엄기호와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공저한 공부에 관한 대담집이다. 10년 전에 낸 ‘공부 중독’에서 두 저자가 사회 구성원들이 공부에 중독된 현상을 짚었다면, 후속편 격인 이번 책에선 공부에 중독되고 공부로 성공한, 나아가 공부의 헤게모니 속에서 성장한 이른바 ‘똑똑한’ 이들이 사회를 오히려 무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 정치분야 최상위 자리에 오른 관료들의 무능함이 이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개탄한다. 능력주의가 낳은 모순인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부의 세습이 강화되는 경향도 포착한다. 의료계, 법조계 같은 전문직뿐 아니라 예술계, 대기업군 등에서도 점점 세습을 통한 부의 이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별의 문(잉빌 H. 리스회이, 손화수 옮김, 다산책방, 1만7000원)=열 살 소녀 로냐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보내는 역경과 희망의 이야기다. 작품의 배경은 노동자,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주로 모여 사는 노르웨이의 퇴위엔. 가난과 범죄, 약물 문제로 위험한 동네라는 낙인이 찍힌 곳이다. 언니 멜리사,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와 함께 퇴위엔의 낡은 아파트에 사는 로냐의 유일한 꿈은 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장만해 불을 밝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술집에 가느라 어렵게 얻은 일자리마저 잃고. 자매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돌보는 자리에 서야 한다. 가난과 실업, 중독 문제. 너무도 일찍 세상의 비정을 마주한 로냐는 위태로운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하기를 소망한다. 가혹한 현실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친절과 선의가 다가오고 자매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부디, 크리스마스(코니 윌리스, 김세경·신해경·이주혜 옮김, 아작, 2만4800원)=미국 SF 작가 코니 윌리스가 쓴 소설 중 크리스마스에 관한 단편만 모은 작품집이다. 수록작 가운데 ‘에밀리의 모든 것’은 인공지능(AI) 로봇 소녀 에밀리에 관한 이야기다. 에밀리는 ‘누구도 해치지 않고, 인간의 욕망을 가지지 않도록 설계된 존재’였지만, 남몰래 뉴욕의 상징인 ‘로켓 무용단’ 단원이 되길 꿈꾼다. 인간보다 인간적인 에밀리의 순수함과 열망은 브로드웨이의 전설인 클레어 하빌랜드의 마음을 움직이고, 크리스마스 전야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작품집에는 크리스마스 유령이 찾아와 벌어지는 소동극 ‘기적’, 미스터리 소설 ‘고양이 발 살인 사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수록됐다.
청소년을 위한 금융에세이(한진수, 해님, 1만7800원)=신용카드 남용, ‘영끌’, ‘빚투’와 같은 무분별한 투자 등으로 청년 세대가 연봉의 3배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교육 전문가 저자가 펴낸 이 책은 실생활 중심의 금융 입문서다. 용돈 관리, 예산 설계, 시장에서 돈이 움직이는 구조를 청소년이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청소년의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국내 대표 청소년 시리즈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의 28번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