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반도체 수요 증가에 생산자물가 0.3%↑…석달 연속 상승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고환율과 반도체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는 석달 연속 오름세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31(2020년 수준 100)로 전월보다 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0.4%)과 10월(0.3%)에 이어 3개월째 오름세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2.3%) 및 축산물(-2.6%)을 포함한 농림수산품은 2.1% 하락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5.0%)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2023년 9월(6.9%)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6.4%)가 내려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 서비스(1.2%), 사업지원 서비스(0.2%) 등이 올라 0.1% 상승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기타 어류(33.2%)와 플래시 메모리(23.4%), D램(15.5%), 경유(10.1%), 휘발유(5.1%)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상추(-42.7%)와 쇠고기(-4.6%), 돼지고기(-4.1%), 쌀(-3.7%) 등은 내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1월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과 원유 정제 마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올랐다”면서 “인공지능(AI) 관련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 확대되면서 반도체 가격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환율이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수입 원재료나 중간재 가격 상승이 국내 생산 원가를 올림으로써 생산자물가에 간접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48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0.5원 오른 147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환율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및 주요 간부들을 소집해 고환율 관련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날에는 기획재정부는가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 유동성을 늘리는 내용의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감독조치 유예 △외국계 은행 국내 법인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200% 완화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