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세상을 떠난 연극배우 윤석화는 연기뿐만 아니라 제작, 연출까지 공연계에서 전방위 활동을 펼쳤다.
1975년 민중극단의 연극 '꿀맛'으로 무대에 데뷔한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것은 1982년 실험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신의 아그네스'였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공부 중이던 윤석화는 번역도 함께 맡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 아그네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은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당시 국내 연극계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또 단일 공연으로 관객 6만5천명을 동원하며 당시 불황이었던 연극계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화는 이 작품으로 1983년 제1회 여성동아대상을 받는 등 20대 후반의 나이에 단숨에 연극계 스타로 떠올랐다.
예술계 활동 외에 입양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03년과 2007년 각각 아들과 딸을 입양한 그는 국내 입양 풍토를 공개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부침도 있었다. 2007년에는 연예계를 휩쓸었던 허위 학력 논란에, 2013년에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2022년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투병하면서도 무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는 2023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투병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공연장에 가서 공연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3시간이 넘는 공연을 보기도 한다며 "이렇게 해야 다시 공연도 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와 싸우고 있다"고 했지만 끝내 그리운 무대를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났다.
"나는 배우입니다. 무대 위의 불빛과 갈채가 화려할수록 그 뒤안길의 그림자는 길고 낯설고 외로운 길이기도 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일상의 모든 옷을 벗고 잊어버린 또는 잃어버린 질문을 찾아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길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나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온몸을 내어주는 나무를 꿈꾸고 싶습니다. 나는 배우입니다."(2021년 공연한 '자화상'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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