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첫 투자처는 ‘7대 메가프로젝트’…K엔비디아·컴퓨팅센터 등 군단위 지원

금융당국이 내년 1월 본격 가동하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첫 투자처로 단일 사업이 아닌 반도체·인공지능(AI) 등 7개 핵심 분야를 묶은 ‘1차 메가프로젝트’를 잠정 확정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1차 메가프로젝트로 AI, 반도체, 이차 전지 등 지역과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7건을 후보군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 대상은 △K-엔비디아 육성 △국가 AI컴퓨팅 센터 △전남 해상풍력 △울산 전고체 배터리 소재공장 △충북 전력반도체 생산공장 △평택첨단 AI 반도체 파운드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7개 분야다. 당초 특정 기업의 클러스터 등 개별 사업이 거론됐으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관 사업을 1차 메가프로젝트로 묶어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메가프로젝트 선정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산업 생태계 자체를 육성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연 3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첨단전략산업을 뒷받침한다. 특히 내년에는 AI 분야에 6조원, 반도체 분야에 4조2000억원, 미래차·모빌리티에 3조1000억원을 배정해 AX 추진에 속도를 낸다.

 

자금 지원은 직접투자 3조원, 간접투자 7조원, 인프라 투·융자 및 초저리 대출 각 10조원 등으로 이뤄지며 기업 증자부터 기반 시설 구축까지 포괄한다. 이와 함께 60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를 통해 국민과 성과를 공유하고, 8000억원을 배정한 ‘초장기기술투자펀드’로 딥테크 기업을 10년 이상 장기 지원하는 체계도 갖췄다.

 

금융산업 역시 첨단산업화에 동참해 AI 전환(AX)과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한다. 금융당국은 금융 AX 확산을 위해 2026년 상반기까지 데이터 결합 절차를 간소화하고 같은 해 4분기에는 AI 학습·개발용 금융공공데이터를 개방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규율 등을 포함해 사업자와 시장, 이용자를 아우르는 디지털자산 종합 규율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펀드 운용의 핵심인 의사결정체계는 관 주도를 탈피해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된다. 민간 금융·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심의위원회가 실무 심사를 맡고, 법정 기구인 기금운용심의회가 최종 의결하는 2단계 구조로 투명성을 확보했다.

 

정부는 이달 중 기금운용심의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즉각적인 자금 집행에 나선다. 전체 자금의 40% 이상은 지역 산업과 인프라에 배정해 국가균형발전도 도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