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커피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아라비카 원두 최대 산지인 브라질의 기상악화로 작황이 안 좋은 와중에 관세 폭탄까지 겹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 농산물에 기본 10%와 추가 40%까지, 총 50%의 고율관세를 매겼다. 커피는 100% 수입에 의존해 국제 시세와 환율 변동이 국내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수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할 때 지난 달 달러 기준으로 307.12이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79.71로 나타났다. 커피 국제 시세가 급등한 탓에 달러 기준 수입 단가도 5년간 3배로 치솟았지만, 환율 영향까지 반영하면 원화 환산 가격은 5년 새 거의 4배로 오른 셈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잔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에 달하는 수치로 1인당 하루 한 잔 이상 커피를 소비하는 셈이다.
육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소고기 수입 물가는 달러 기준으로 5년간 30% 상승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60.6% 올라 상승 폭이 두 배에 이른다.
수입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달러 기준 5.5%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30.5% 상승했다. 수입 닭고기는 원화 기준으로 92.8% 올랐다.
치즈는 원화 기준으로 약 90% 상승했다. 과일은 원화 기준 30.5% 올랐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콩(37.2%), 옥수수(35.3%), 밀(22.1%)도 원화 기준으로20% 넘게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를 용도별로 보면 5년간 중간재 음식료품이 달러 기준 50.6%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86.2% 올랐다. 원재료 농림수산품은 달러 기준으로 21.1% 오르는 동안 원화 기준으로는 49.7% 상승했다. 농산물은 원화 기준 62.4% 올랐으며 축산물은 50.8%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설탕이나 밀가루 등의 원료를 많이 수입한다”며 “국산은 국산대로 기후변화로 가격이 오르는데 수입산도 환율 영향으로 비싸지면 가공식품까지 식료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커피·코코아두에 대한 한시적 부가가치세 면제를 2027년까지 2년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면제 기한은 올해 12월 31일이었으나, 국제 커피 가격이 50년 만에 최고가 수준에 근접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가세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2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2022년 7월부터 2025년 말까지 수입 커피 원두와 코코아두에 대한 부가세를 면제하고 있으며, 이번 연장으로 4년 6개월간 세금 감면이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