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퇴직자 재취업 ‘쿠팡’ 최대… 입법 이슈 많은 기업에 전관 쏠림 [전방위 압박 받는 쿠팡]

경실련 2020∼2025 취업심사 승인율 분석

438건중 427건 승인… 심사제 유명무실
쿠팡 16명 최다… LG 11명·SK 10명 순
“정경유착·전관예우 야기… 제도개선을”

국회 퇴직공직자들이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어딜까.

최근 6년간 가장 많이 취업한 기업은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었다. 퇴직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취업심사’ 제도가 있지만 퇴직자 대부분은 취업에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열린 국회 공직자 퇴직 후 취업현황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20∼2025년 국회 퇴직공직자(국회의원·보좌진·사무처 직원 등) 취업심사 승인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심사 438건 중 427건(97.5%)이 ‘취업 가능’(394건) 또는 ‘취업 승인’(33건) 결정을 받았다. ‘취업 가능’은 퇴직공직자가 업무 관련성이 없는 기관에 취업할 경우, ‘취업 승인’은 업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특별한 승인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내려진다.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제도는 공직자가 퇴직 후 다른 기관에 재취업할 경우 퇴직 전 소속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공직자와 민간 기관의 부정한 유착 고리를 차단하는 게 목적이다.

심사를 신청한 퇴직자 절반 이상은 민간 부문(239명·54.6%)으로 취업하려 했다. 대기업·재벌 계열사 취업이 126건(28.8%)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 민간기업(중견·중소) 113건(25.8%), 공공부문 78건(17.8%), 로펌 등 전문서비스 법인 61건(13.9%), 협회 조합 등 이해관계단체 48건(11.0%), 민간 교육 의료 연구기관 12건(2.7%) 순이었다.

주요 기업 그룹별로 분류하면 쿠팡이 16명(보좌관 15명, 정책연구위원 1명)으로 가장 많았다. LG 11명, SK 10명, 삼성 9명, KT 8명이 그 뒤를 이었다. 국회 규제 및 입법 이슈가 많은 기업일수록 국회 출신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전략적 쏠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실련은 “국회는 입법·예산·국정감사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기관”이라며 “국회 공직자가 퇴직 후 직무와 연관된 피감기관이나 대기업, 로펌 등으로 직행하는 것은 정경유착·전관예우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은 직무 관련성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다는 점”이라며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사실상 ‘취업 승인 발급처’로 기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국회의 취업 승인 요건 강화, 직무 관련성 심사 강화, 심사 결과 발표 시 구체적 사유 공개 의무화 등 제도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