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인공지능(AI)이 연구실 우리 식탁과 일터로 깊숙이 파고들 전망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은 AI를 ‘생활 밀착형’ 도구로 규정했다. 98개 과제에 담긴 정부 구상은 명확하다. 교실, 병원, 동네 주민센터 등 일상 공간에 AI를 심어 국민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 안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 일상은 무엇이 달라질까.
22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따르면 교육 현장의 풍경부터 확 바뀐다. 정부는 초·중·고교생은 물론 성인 평생교육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AI 교육 체계’를 짠다.
우선 2028년까지 ‘AI 중점학교’가 수천 곳으로 늘어난다. 단순히 코딩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생성형 AI를 과제에 어떻게 활용할지,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게 골자다.
졸업 후에는 AI가 ‘경력개발 전문가’로 변신한다. 이직이나 재취업을 고민하는 성인에게 개인의 경력과 관심사를 분석, 딱 맞는 교육 과정을 추천해 주는 ‘AI 평생학습 플랫폼’이 가동된다.
행정민원 처리도 빨라진다. 정부는 부처별 칸막이를 없애고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주민등록부터 세금 문제까지 한 번에 상담해 주는 통합 서비스를 추진한다. 간단한 서류 떼기부터 복잡한 법령 안내까지, AI가 '민원 해결사'로 나서면서 관공서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의료진이나 과학자 등 전문직의 업무처리 방식도 진화한다.
병원에선 영상 판독이나 진료 기록 정리를 AI가 맡는다. 의사는 확보된 시간을 환자 진료와 치료 결정에 더 쏟을 수 있다. 과학계에선 단백질 구조 예측이나 신소재 탐색 등 방대한 연산이 필요한 영역에 ‘AI 연구자’가 투입된다. 연구실의 풍경이 ‘사람과 AI의 이인삼각’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도시 인프라에는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접목된다. 폭우가 쏟아질 때 침수 위험 지역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알리거나, 교통량에 따라 신호등을 조절하는 식이다.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을 AI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모든 변화의 연료가 될 '데이터'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개인정보 안전 조치를 전제로 판결문, 행정 기록 등 공공 데이터를 과감히 개방하기로 했다. 민간 기업들이 이 데이터를 먹이 삼아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겠다는 취지다.
다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청사진이 현실이 되려면 AI 오작동에 대한 책임 소재,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윤리 등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