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축함’ HD현대·한화 경쟁입찰하기로

7.8조 규모… 사업자 선정 2년 표류
전 공정 국산화… 2030년까지 완료
방추위, 지명경쟁 입찰방식 확정
HD현대 “아쉽다” 한화 “다행”

2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경쟁입찰에 부치는 방안이 22일 결정됐다. 내년 입찰을 두고 두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국방부에서 개최된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총 사업비 7조8000억원에 달하는 KDDX 사업을 “‘지명경쟁’ 입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선체부터 레이더, 전투체계까지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개발 및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 구축함(6000t급) 6척을 2030년까지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 대형 프로젝트다. 대부분의 탑재 무기체계를 국산화해 해외 의존도에서 탈피하는 국내 최초 시도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 현대중공업 제공

그러나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싸고 조선업계 1·2위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장기간 대립하면서 사업은 표류해 왔다.

 

당초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와의 수의계약론에 무게가 실려 왔지만,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불공정 거래 척결이 주요 국정 과제로 부각되면서 공동설계 방안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상혁 방사청 함정사업부장 직무대리는 “늦어도 1분기 내 상정하고 제안요청서 작성, 입찰공고, 협상을 거쳐 내년 연말까지 계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지명경쟁 입찰 방식이 결정된 이유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경쟁을 통해서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결정에 HD현대와 한화오션의 표정은 엇갈렸다. HD현대는 “그간 지켜져 온 원칙과 규정이 흔들린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방추위의 결정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며 향후 절차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KDDX 사업 수주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한화오션이 주장해온 경쟁 입찰이 받아들여진 모양새이긴 해도 앞서 기본 설계를 HD현대가 맡았던 데다 이지스 구축함 경력이 더 많은 만큼 경쟁 입찰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통상 함정 사업은 기본 설계를 맡은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기 때문에 HD현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