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2분 통화서 ‘계엄 위법성 인지’ 치열한 공방 예고

추경호 의원 24일 첫 재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놓고
특검, 당대표회의서 인식 추정
秋측 “계엄 해제 前 인지 못 해”
‘부작위 의한 내란가담’도 쟁점
전문가 “지위만으로 인정 불가”

檢, 김건희 집사에 8년형 구형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표결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재판이 24일부터 시작된다. 법원이 앞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혐의 및 법리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향후 재판에서는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이 구성한 법리의 성립 가능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24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추 의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추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는 내란의 실행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경우 성립하는 것으로, 단순 가담이나 주변적 협조와는 엄격히 구별된다. 실제 199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반란죄 수괴 혐의 사건에서도 단순 동조를 넘어 적극 가담한 군 지휘부에게 이 혐의가 적용됐다. 때문에 당 원내대표로서의 의사결정이나 회의 운영 행위가 이에 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법조계 해석이 엇갈린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 국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특검이 직면한 첫 번째 쟁점은 추 의원이 비상계엄의 위법성과 내란 여부를 언제 인식했는지다. 내란중요임무종사죄는 피고인이 내란 행위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과 국헌 문란 목적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돕겠다는 의사가 있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특검은 추 의원이 지난해 9월3일 당 원내대표회의에서 ‘2017년 기무사 계엄 문건’을 언급했던 만큼 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계엄 선포 약 1시간 후인 밤 11시20분 2분간 이뤄진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계엄 선포 유지’ 가능성을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반면 추 의원 측은 통화에선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으며, 2분 내에 계엄에 동조 또는 모의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추측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또 계엄 해제가 될 때까지 ‘계엄=내란’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다는 입장이다. 앞서 법원도 ‘2분 남짓한 통화만으로 윤 전 대통령과의 교감이나 공모를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위법성 인식 시점에 따라 이후 의원총회 장소 변경 등 행위의 의도와 성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재판의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제시한 ‘부작위 가담’ 논리도 또 다른 쟁점이다. 특검은 추 의원이 여당 원내대표로서 비상계엄 유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윤 전 대통령을 제재하거나 군·경에 대해 저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국민의힘 제공

다만 형법 이론상 부작위에 의한 내란 가담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인정한 판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전 전 대통령 사건에서 육군본부의 진압 명령을 받고도 병력을 출동시키지 않은 박준병 20사단장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문제 됐으나, 대법원은 명확한 내란 가담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부작위 책임이 이론적으로 배제되지 않더라도, 내란 목적에 대한 인식·동조가 입증되지 않으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무엇보다 피고인에게 내란을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할 법적 작위의무가 인정돼야 하는데, 추 의원의 경우 정치적 지위나 영향력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크다.

 

이에 특검은 부작위 논리를 보완하기 위해 추 의원이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변경해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으며, 본회의장에 있던 한동훈 전 대표와 소속 의원들을 밖으로 유도했다는 등의 적극적 작위 행위를 함께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 의원 측은 당내 운영 차원의 정치적 판단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인 밤 11시33분 오히려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변경했으며, 예결위 회의장은 본회의장으로부터 약 30초 거리라는 점에서 실질적 방해가 이뤄졌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또 추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건 시각은 4일 0시3분으로 본회의 개의 시간이 정해지지도 않은 때라는 입장이다.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은 0시29분 ‘1시30분 본회의 개의’를 공지했다.

 

아울러 추 의원의 행위가 계엄 해제 지연이라는 결과를 낳았더라도, 그것이 내란의 실행·유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 여부 역시 판단 대상이 된다. 다만 모든 쟁점은 비상계엄 사태가 형법상 ‘폭동’을 수반한 내란에 해당하는지를 전제로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법상 내란에 해당하는지가 모든 관련 재판의 출발점”이라며 “결정적으로 특검이 수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과 추 의원 간 공모를 입증하지 못한 만큼 재판이 뜻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 2024년 12월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뒤 경찰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편 김건희 특검팀(특검 민중기)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이현경) 심리로 열린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 김예성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8년 및 추징금 4억3200만원을 구형했다. 김씨는 김건희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설립에 관여한 회사 투자금 중 47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김씨 측은 “김건희와 관련 없는 개인의 횡령 혐의 사건으로,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기에 공소기각이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