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대출자당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2억2700만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0·40대 차주들이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 수도권에서 ‘막차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에 나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편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2억2707만원으로 직전 2분기(2억995만원)보다 1712만원 늘며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30∼40대의 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신규 취급액 기준 30대 차주 1명이 받은 주담대는 2억8792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56만원 늘었다. 40대는 1명당 2289만원 늘어난 2억4627만원을 대출받아 30·40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는 전 분기보다 1701만원 증가한 2억2007만원, 50대는 27만원 증가한 1억8552만원으로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증가폭은 30·40대보다 낮았다. 60대는 200만원 줄어든 1억4576만원으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세대별 주담대 총액 비중도 30대(37.8%)와 40대(28.8%)가 가장 많았다. 50대는 18.6%, 60대 이상은 10.6%, 20대는 4.3%에 그쳤다.
차주 1인당 수도권 주담대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신규 취급액 기준 수도권 주담대는 전 분기 대비 3045만원 오른 2억7922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은 3억5991만원, 경기·인천은 2억4324만원으로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였다. 수도권 주담대 비중은 전체 주담대 중 63.3%에 달했다.
반면 동남권은 1억7587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299만원 줄며 2024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비중은 12.1%다. 충청권과 호남권은 1억7046만원, 1억5539만원으로 올해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경권과 강원·제주권은 1억8834만원과 1억6499만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대부분은 은행권에서 실행됐다. 비중은 은행권이 75.7%,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이 18.8%이었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DB반장은 “주택담보대출은 기조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특히 주담대가 30∼4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많이 증가했다”면서 “최근 부동산 규제 직전 대출이 시차를 두고 3분기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담대는 증가세를 이어간 한편 차주당 가계대출 규모는 주춤했다. 올해 3분기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은 평균 3852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26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2분기 증가폭(260만원)보다 둔화했다.
전체 가계대출 중 비중을 보면 주담대가 44.6%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주택외담보대출(예적금·전세보증금 담보대출 등)이 18.7%, 신용대출이 13.0%로 집계됐다.
이번 통계는 한은이 NICE 개인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대출자 표본 4.5%를 추출해 분석한 것이다. 그간 차주별 특성은 보고서 등을 통해서만 때때로 분석했는데, 내년부터는 매 분기 2월, 5월, 8월, 11월에 보도자료 및 경제통계시스템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민 반장은 “차주의 개인 특성 및 이용 행태별로 가계부채 관련 상세 미시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계부채의 동향 및 구조 분석, 미시정보에 기반한 정책수립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